"소리쳤지만 반응 없어"…철책 넘을 때까지 몰랐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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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6월 중부전선에서 북한군 한 명이 귀순했을 때 당시 우리 군의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당시 군에서는 귀순 지침에 따라 절차대로 처리했다고 설명했지만 당사자인 귀순 병사가 직접 경험한 상황은 군의 설명과 달랐습니다.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6월 13일 오후 4시 40분쯤 강원도 철원의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병인 A씨는 귀순할 목적으로 북측 철책을 넘었습니다.

A씨는 곧바로 남쪽으로 2킬로미터 떨어진 국군 최전방 감시초소인 GP로 향했습니다.

A씨는 한 시간 넘게 포복으로 군사분계선 앞까지 내려와 귀순의사를 알리기 위해 우리 GP를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귀순병사 : 5분 정도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런데 (국군 GP에서) 아무런 기미가 없더라고요. 왔다 갔다 하면서 저를 보는 것 같은데 못 봤는지 가만히 있더라고요.]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군사분계선을 넘은 A씨는 GP와 GP 사이를 잇는 추진철책에 다다라서는 소리를 지르고 쇠톱으로 철책을 쳤다고 증언했습니다.

[귀순병사 : '여보시오' 또는 '국군장병' 그런 식으로 소리쳤거든요. 쇠톱으로 '챙' 소리가 커요. '챙챙챙챙' 하는데도 못 들었거든요.]

다시 철책을 따라 걷다 막다른 길에서 한 사람이 드나들 크기의 통문을 발견해 발로 찼습니다.

이 충격으로 생긴 통문 틈으로 A씨는 쉽게 빠져나갔습니다.

[귀순병사 : 문을 발로 차니까 문이 이렇게 이 구석이 이렇게 짬(틈) 이 생기더라고요. 여기 짬(틈)으로 해 가지고, 한 발을 먼저 디뎌가지고….]

추진철책을 넘은 뒤 A씨는 GP 쪽으로 향했고 GP 100여 미터 앞에서 무장한 우리 군과 마주쳤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추진철책을 넘은 A씨를 GP 300여 미터 앞에서 육안과 감시카메라로 발견해 귀순을 유도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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