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코리아유스 오케스트라' 정명훈 "언젠간 北 연주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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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뿌리와 역사가 깊어서 그 앞에 서면 누구든 어느 나라에서 왔다는 걸 금방 잊게 되죠. 북한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어디든 그렇습니다. 일단 음악이 시작되면 연주자들은 모두 음악을 위한 사람들일 뿐이죠."

지휘자 정명훈(65)과 롯데문화재단이 젊고 실력 있는 연주자를 길러내기 위해 함께 만든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가 오는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창단 연주회를 연다.

정명훈은 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언젠가는 이북 음악가들과 함께하는 게 목표"라며 "다만 그 시기가 언제 어떻게 풀릴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북한 음악가들과 함께할 기회는)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그렇지만 언제일지 모를 뿐 그런 기회가 생길 것이란 것은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오케스트라 창단의 의미에 대해 "통일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든 남북이 더 가깝고 평화스럽게 살아보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명훈은 오래전부터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 관심을 보여오며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작년 8월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음악회에서도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을 모은 '원코리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 바 있다.

그는 "서울시향에 있을 때도 북한의 불쌍한 사람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일을 처음부터 하고 싶었는데, 정치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게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적과 시간을 초월한 클래식 음악만의 힘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음악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듣는 사람에게 직접 전달하는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는 작년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만18~28세 연주자 7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빈 필하모닉,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 연주자들로부터 파트별 지도를 받은 뒤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 전 일부 공개된 리허설 현장에서 정명훈은 "실수해도 괜찮다"며 단원들을 독려했다.

"음악가로서 저는 늘 자유로워지려 노력합니다. 음악 안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노력과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학생들은 자유로움의 정반대일 때가 있어요. 완전히 책에서 배운 그대로죠. 책을 보고 외우는 것은 좋지만 그것은 시작이에요. 그걸 토대로 어떻게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죠." 이번 창단 연주회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들려준다.

작년 9월 '제66회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손정범이 협연자로 참여한다.

정명훈은 메인 프로그램으로 베토벤 '영웅' 교향곡을 고른 이유에 대해 "베토벤은 일평생 자유를 위해 싸운 음악가"라며 "북한에서의 음악회 때도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선택했는데, 3번이 9번과 함께 가장 힘차고 베토벤의 뜻을 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오케스트라는 풀타임(상설) 오케스트라로 창단된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한광규 롯데문화재단 대표는 "일단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 언제까지 하겠다는 구체적인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관람료는 2만~3만원.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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