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뷸런스 환자들 의료진 보려면 몇시간 대기…영국 공공의료 부실


지난해 연말 영국에서 앰뷸런스에 실려 온 환자들 7만5천명이 응급실 의료진 부족 때문에 병원에 도착한 후에도 30분 넘게 대기해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영국 공공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 공식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11월20일부터 12월31일까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에 도착한 환자 가운데 7만5천명이 응급실 의료진을 처음 보기 이전까지 최소한 30분 넘게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중 1만7천명은 1시간 넘게 대기했고 일부 환자는 무려 5시간이나 넘게 기다린 후에야 의료진을 볼 수 있었다.

NHS 규정에 따르면 의료진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후 15분 안에 대하게 돼 있다.

일부 환자는 앰뷸런스에 남은 채 기다려야 했고 일부는 병원 대기 공간 또는 복도 같은 곳에서 대기해야 했다.

30분 이상 지연된 비율을 보면 주간 단위로 보면 11%에서 17% 사이로 평균적으로는 13%를 기록했다.

환자 100명당 13명이 반 시간 넘게 대기했다는 뜻이다.

노스웨스트 앰뷸런스 서비스 책임자 제드 블레자드는 "이 같은 지연은 수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환자의 안전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요원들이 병원 복도들에서 환자를 보살피는데 이는 다른 이들의 앰뷸런스 요청에 응하는 데 문제를 초래한다.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때로 병원 응급실 밖에 앰뷸런스 12~14대가 대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같은 늑장 대응 통계는 NHS 잉글랜드 측이 일손 부족으로 인해 긴급하지 않은 수술과 입원 5만건을 취소했다고 발표한 뒤에 나왔다.

비난이 거세지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사과하고 나섰다.

메이 총리는 이날 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TV를 통해 "기다리는 환자들에게는 힘든 일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실망이라는 걸 알고 있다. 사과한다"고 말했다.

다만 메이 총리는 추가로 4억3천700만 파운드(약 6천600억 원)의 예산을 할당하는 등 겨울철 응급실 인력 부족에 대처하는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무상으로 제공되는 영국 NHS 서비스 부실은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문제로 부상한 지 오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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