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에게 장기자랑에서 선정적인 춤을 강요했다는 폭로가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에서도 나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페이스북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자신을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라고 소개한 제보자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 작성자는 "성심병원에서 장기자랑이 이슈가 됐다. 저희도 마찬가지였다"며 "간호사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신부님 앞에서 캉캉 춤을 추고 EXID의 '위아래'를 췄다"며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에는 여성 간호사들 여러 명이 무대 위에서 짧은 치마를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무대 뒤 현수막에는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이라는 이름과 'World Leaders in Nursing FESTIVAL'이라는 행사 이름이 보입니다.
글 작성자는 "퇴사하고 싶은 간호사에게는 '춤을 추면 퇴사하게 해줄 테니 춤을 춰'라고까지 했다"며 "그래서 그분은 억지로 춤을 추고 퇴사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글 작성자는 이어 "저희는 신부님이 보고 즐길 볼거리가 아니고, 신부님과 병원이 필요한 일이면 다 해야 하는 비서들이 아니다"라면서 "병원을 찾아주시는 환자분들이 불편함 없이 치료받고 건강해져서 가실 수 있도록 하는 병원 직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글 작성자는 또 "병원의 이런 문제들이 계속 겉으로 드러나야 병원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글에 따르면 병원에서는 외부에 문제가 알려지니 직원들에게 야식 쿠폰을 챙겨주거나 야간수당 1만 원을 더 쳐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측은 26일 SBS 취재진과 통화에서 "행사에 병원 의사들은 참석하지 않았고 신부님도 축사만 하고 나갔다"고 말했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또 "병원에서 강압적으로 간호사들에게 강요한 적 없으며 간호사들끼리 상금을 타기 위해 자발적으로 의상·공연 컨셉을 정한 것"이라고 부인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한림대 성심병원이 매년 개최하는 재단 행사에서 소속 간호사들에게 강제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선정적인 공연을 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당국이 실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사진=페이스북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