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궁금한이야기 Y’, '저격글'과 소셜미디어 폭력의 비극 조명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22일 방송된 SBS ‘궁금한이야기 Y’에서는 지난 12월 1일에 방송되며, 8년 동안 실체 없는 빚을 갚아온 A씨의 사연, 그 이후를 추적했다. 아울러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16세 학생의 죽음을 통해 소셜미디어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살펴보고 그 대안을 모색해봤다.

먼저, 8년 동안 실체 없는 빚을 갚아온 A씨의 사연 그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동생이 제작진에게 전달한 A씨의 오래된 일기장과 편지, 서류에는 이해할 수 없는 행적들이 담겨 있었다.

A씨가 돈을 갚아온 대상은 2008년 대학생 때 만나 친해진 언니 B였다. 두 사람의 채무 관계는 B씨가 A씨에게 한 남자를 소개해주며 시작되었다. 미국에 살고 있다는 남자와 A씨는 곧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그녀의 일기장은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로 채워져 갔다.

그런데 그 남자친구에게 사고가 생겼다며 B씨가 돈을 요구했고, 그럴 때마다 A씨는 B씨를 통해 남자에게 돈을 보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B씨에게 수년간 돈을 빌렸고, 빚을 감당할 수 없자 부모에게 함께 갚아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동생이 보여준 누나 A의 수첩에는 B씨에게 돈을 갚으며 정리한 영수증이 가득 붙어 있었고, B에게 건넨 돈이 8천만 원에 이른다고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A씨는 단 한 번도 남자친구를 본 적이 없었다.

지난 방송에서 제작진은 남자친구가 보낸 편지가 B씨의 필체와 유사하다는 필적감정 결과를 전달하고, B씨가 보여준 남자친구의 사진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소위 ‘얼짱의 사진’이라고 알렸음에도 A씨는 맹목적으로 B씨를 대변했다.

변호사는 A씨가 직접적인 사기 피해자고 언제든 고발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A씨는 B씨를 건들지 말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녀의 태도 때문에 가족들 역시 섣불리 B를 고발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방송이 나가고 일주일 뒤 A의 가족에게서 놀라운 전화가 왔다. A씨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A씨의 아버지는 8년 만에 딸의 손을 잡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제작진이 처음 만난 A씨는 긴 시간 동안 가족과 벽을 쌓고 지내던 중이었다. 퇴근하는 자신을 맞이하는 부친에게도 지켜보지 말라며 욕설을 내뱉고, 방문을 잠가버렸던 A씨.

그런 그녀가 8년 만에 자신이 어리석어 가족들을 아프게 했다며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또, B씨를 보호하기에 급급했던 그녀가 처음으로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애초에 B씨에게 돈을 빌린 적이 없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A씨는 학창시절 왕따를 당한 이후 늘 혼자였다고 한다. 전문가는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외톨이로 지냈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그런 A씨에게 B씨는 유일한 친구, 그 이상의 의미였다.

한편, 이 날 방송에서는 소셜미디어 폭력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16세 여학생 C양의 안타까운 사연도 조명했다.

지난 8월 27일 오후 4시경. 전라북도 전주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C양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했다. 사건 당일 C는 어머니에게 친구와 삼겹살을 먹겠다며 집을 나선 후 아파트 옥상으로 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중학교 입학 후 C는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께 편지로 ‘중학교 생활이 재미있다’고 말했을 만큼 학교생활에 만족스러워했다고 한다. 또래 학우를 사귐에도 성별 구분 없이 잘 어울렸고, 중학교 방송반 활동을 할 만큼 적극적이었다.

밝고 명랑했던 C에게 비극이 시작된 건 한 동급생이 SNS에 올린 이른바, ‘저격글’ 때문이었다. ‘아, 짜증나...’ 로 시작된 이 ‘저격글’은 C가 그 대상임을 암시하며 ‘걸레xx'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모욕적인 언행으로 가득했. 왜 이런 글이 C를 향해 쓰여진 것일까? 그리고 왜 C는 저격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일까?

문제의 저격글을 살펴보던 C의 부모는 C가 지난해 10월 또래의 한 남학생과 우연히 대화를 나눈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음을 알게 됐다.

가해 여학생은 C가 자신의 남자친구와 대화를 나눴다는 이유만으로 SNS를 통해 C를 공격하는 글을 남겼는데, 이 ‘저격글’은 순식간에 또래 아이들 사이에 퍼졌고 무차별한 언어폭력이 오갔다. 심지어 학교에선 C에 대해 사실과 맞지 않은 소문이 퍼졌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악담은 눈덩이처럼 커져갔고, 집단 따돌림으로 이어졌다. 결국엔 가해 학생 무리가 C를 따로 불러 집단 폭언을 쏟았던 상황까지 벌어졌고, 괴로움을 견디지 못한 C는 급기야 자해를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에 학교 측은 SNS 통해서 벌어진 언어폭력에 대해선 사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상황을 일찍 알지 못했지만, 실태를 파악하고 난 뒤부턴 매뉴얼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의 부모는 결국, 학교에서 벌어진 SNS 폭력으로 인해, 딸이 죽음을 선택할 정도로 고통을 받았는데, 가해 학생 측과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진지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분노했다.

이에 ‘궁금한이야기 Y’에서는 C에게 가해진, ‘저격글’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살펴보고 그 대안을 모색해봤다.     

(SBS funE 김재윤 기자)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