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에서도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에선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이 넘게 건물 안에 갇혔던 사람이 외부와 전화 통화를 했지만 결국 구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와 늑장 구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화재 신고는 어제(21일) 오후 3시 53분에 접수됐고 소방차는 7분 뒤인 4시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에 소방대원들이 출동 직후 20명이 숨진 2층 사우나의 유리를 곧바로 깼으면 더 많은 사람들을 구조할 수 있었을 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족 59살 류 모 씨는 "숨진 아내의 시신을 확인해 보니 지문이 사라져 있었다. 아마 사우나 안에서 유리창을 깨려고 시도하다 손이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류 씨는 "사우나 안에서 필사의 몸부림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 물만 뿌린 것 아니냐"며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실제 소방·구조 인력이 2층에 진입한 것은 현장 도착 30∼40분 뒤였습니다.
이 때는 이미 20명이 화마에 휩싸여 숨진 뒤였습니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현장 도착 당시 1층의 차량이 불타고, 주변의 LP가스가 폭발할 위험 등이 있어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굴절 소방차와 고가 사다리 소방차를 이용해 고층에 있던 사람들을 구조한 과정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는 한 때 굴절 소방차가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소방당국은 기계 고장이 아니라 주차 차량들으로 인해 굴절 소방차를 설치하는 데 30분 정도의 시간이 지체됐다고 해명했습니다.
굴절 소방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업체의 스카이 차가 출동해 8층에서 3명을 구조했습니다.
민간업체가 구조한 뒤 뒤늦게 굴절 소방차가 8층에 있던 1명을 구조했습니다.
또 다른 1명은 고층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소방서가 설치한 에어 매트로 뛰어내려 목숨을 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