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러시아의 '美정부관료 이메일 해킹' 인지하고도 안 알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정부 관료들의 개인 이메일 계정에 대한 러시아의 해킹 시도를 인지하고도 이 같은 사실을 표적이 된 당사자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는 작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캠프를 해킹했던 러시아 해커조직 '팬시 베어'가 개인 이메일(G메일) 계정 해킹의 대상으로 삼은 정부 관료 80명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 이 가운데 고작 2명만 FBI로부터 이런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FBI는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팬시 베어가 미국의 주요 정부관료들을 상대로 G메일 계정을 해킹하려 했다는 정황과 증거를 포착하고도 이를 1년 이상 알리지 않고 방치했다고 AP는 보도했다.

AP 탐사보도팀은 "심지어 고위 관료들조차 AP의 얘기를 듣고 이런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FBI는 AP에 보낸 해명서에서 "FBI는 잠재적인 위협에 처한 개인과 기관에 대해 정기적으로 정보를 알린다"는 입장만 밝혔다.

팬시 베어의 해킹 공격은 지난해 대선 기간 민주당 인사들의 이메일을 공개한 웹사이트 중 하나인 '디씨리크스'와 연계돼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이번에 러시아 기관으로부터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전·현직 정부관료들은 FBI의 자체 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어 FBI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AP통신은 지난 11일 탐사보도를 통해 '팬시 베어'가 2015년 3월~2016년 5월 해킹을 시도한 지메일 편지함 4만7천 건 이상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 반체제 인사는 물론 미국과 우크라이나, 조지아, 시리아 등의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광범위하게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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