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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올해도 찾아온 '입시 한파'…수능 날은 정말 매년 추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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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상청은 수능 당일인 내일(16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2~5도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특히 서울이 영하 3도, 파주는 영하 8도까지 떨어지는 등 일부 지역은 영하권에 머물면서 '입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보입니다.

수능을 앞둔 기상 예보에는 '수능 한파', '입시 한파'라는 말이 따라붙고는 했는데요. 수능 시험장 안과 밖의 기온 차가 크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여러 겹의 옷을 입어 체온을 조절해야 한다는 조언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정말 매년 수능 날에는 한파가 찾아왔을까요?

■ 어김없이 찾아오는 '수능 한파의 전설'?…예상 밖의 통계

한파(寒波)는 겨울철에 온도가 갑자기 떨어지면서 들이닥치는 추위를 말합니다. 기상청에서는 한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될 때 '한파주의보'와 '한파경보'를 발령하는데요. 10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 발령되는 한파주의보와 한파경보에는 발령 기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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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11월 16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9.7도에서 17일 아침 영하 2도로 11.7도나 떨어져 한파주의보가 발령됐지만 이날은 수능 당일이 아닌 예비 소집일이었습니다. 수능 날 추위를 '한파'라고 표현하지만 기상청이 한파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하는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았던 겁니다.

■ 영하의 날씨도 '띄엄띄엄'…'수능 한파'는 4년에 한 번꼴

그렇다면 역대 수능일 가운데 영하의 날씨로 떨어진 날은 며칠이나 됐을까요? 1993년 여름에 시행된 1994학년도 1차 수능 시험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수능은 매년 11월에 치러졌습니다. 11월에 치러진 24회의 수능 시험 중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를 기록한 해는 1997년, 1998년, 2001년, 2006년, 2014년으로 총 다섯 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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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날씨가 예보된 2018학년도 수능까지 더한다고 하더라도 25번의 수능 중 여섯 번만 영하의 날씨를 기록한 겁니다. 수능 당일 영하의 추위가 찾아오는 경우는 4년에 한 번 정도인 셈입니다. 올해 수능 날 서울 지역에 영하의 추위가 예보된 것도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입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기온이 영상 20도 안팎을 기록하며 포근한 날씨로 느껴지는 날도 있었습니다. 수능 당일 최고기온 통계를 살펴보면 영상 10도 이하에 머문 해는 2006년과 2014년 단 두 번밖에 없었습니다. 2003년 수능 날에는 19.8도, 지난해인 2015년에는 21.0도까지 기온이 치솟기도 했습니다.

■ "대입 시험날은 늘 추웠지"…추웠던 기억의 비밀은 달력에 있다

기온으로 따져보면 추운 날이 많지 않았는데도 왜 입시 한파라는 표현이 해마다 등장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과거에 치러졌던 입시 일정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대학 입시뿐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 입시까지 치러졌던 1960~70년대에는 대부분의 시험 일정이 12~1월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1993년 현재 수능 제도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전까지 시행된 학력고사(學力考査)도 11월 말에서 12월 중순 사이에 치러졌습니다. 계절적으로 입시 당일 기온 자체가 낮았던 겁니다. 게다가 과거에는 추위를 막는 시설도 잘 갖춰지지 않아서 수험생이 체감하는 추위는 지금보다 막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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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험생을 지켜보는 가족이나 친지들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심리적으로도 입시 당일이 추운 날로 각인됐을 겁니다. SBS 공항진 기상 전문기자는 "입시는 늘 추위와 함께했다는 강한 인식이 기억 속에 각인되면서, 입시는 곧 한파라는 등식이 성립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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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구성: 정윤식,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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