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방문기간 납북 피해자 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이 이들을 돌려보낸다면 굉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해 일본 납북자 송환이 대북 외교에 새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CNN 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일본 총리와 함께한 공개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들을 돌려보낸다면 굉장한 신호(시그널)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무언가 매우 특별한 일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도쿄 영빈관에서 납북 피해자 가족 십여 명과 만났습니다.
이 가운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요코타 메구미의 어머니도 있었습니다.
메구미는 13세이던 1977년 북한에 납치됐습니다.
메구미의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들은 납치 피해자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부탁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납북됐다가 2002년 풀려난 소가 히토미도 자리했습니다.
히토미는 북한에서 주한미군 탈영병 찰스 젠킨스와 결혼해 두 딸을 뒀으며 남편 젠킨스와 딸도 2004년 일본으로 돌아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 요원들에게 납치된 자국민 17명을 확인했으나, 실제 납북자는 1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북한은 2000년대 초 13명을 납치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이 가운데 5명을 돌려보냈지만 나머지의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아베 총리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을 잃고 40년이나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면서 "이들이 아들딸을 품에 안아볼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심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언급하며 "우리 모두 그(웜비어) 이야기를 알고 있다. 끔찍하고 슬픈 이야기이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게 해서는 안된다"며 아베 총리의 의견에 동조했습니다.
랠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소장은 양국 정상이 일본 납북자 문제에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코사 소장은 "일본인들은 납북자 문제를 마음에 두고 있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이 문제를 끄집어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식시키려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 질문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얼마나 사악한지를 보여주는 예라면 무엇이든 관심이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반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