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암매장 추정지서 드러난 배관…행방불명자 추적 '변수'될까

재단 "지형 달라져 큰 의미 없어…유해 사라졌다면 계엄군이 옮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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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추정지 발굴현장에서 발견된 배관이 행방불명자 소재 확인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5·18기념재단은 옛 교도소 북쪽 담장 주변 발굴현장에서 전날 발견한 수도관 등 5개 배관 줄기를 절단하고 흙을 걷어내며 행불자 암매장 흔적 찾기를 이어가고 있다.

배관은 폭 3∼5m에 길이 117m에 이르는 발굴 대상 지역을 관통, 담장과 평행선을 이루며 교도관 관사 건물로 이어져 있다.

깊이는 경사진 지형을 따라 최소 20㎝에서 최대 70㎝가량으로 암매장 구덩이 추정 깊이 1.0∼1.5m보다는 얕다.

재단은 배관 매설 공사 시기를 교도관 관사에 도시가스관을 최초로 연결한 1999년으로 추정한다.

재단은 암매장 발굴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에 앞서 현장조사를 벌였는데 이때는 가스관을 제외하고 다른 배관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다.

작업자가 지표면에서부터 흙을 걷어내는 방식으로 암매장 추정지를 파는 과정에서 미확인 배관이 드러나 한때 현장이 술렁였다.

5·18재단은 배관 매설로 암매장 흔적이 훼손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에 대해 발굴현장에 남아있는 콘크리트 경계의 위치를 주목했다.

경계용 참호는 시야 확보를 위해 주변 지형보다 높은 곳에 자리하는데 옛 교도소 북쪽 담장 주변 참호는 되려 낮은 곳에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재단은 오랜 세월에 주변 지형과 지물이 변화하면서 지표면 높이가 1980년 5월 항쟁 당시보다 올라갔고, 배관과 암매장 흔적 사이의 거리도 그만큼 벌어져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으로 분석한다.

재단은 이번 발굴에서 유해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배관 매설과 무관하게 항쟁 직후인 1980년 6월 전후에 암매장 흔적이 훼손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판단은 7공수가 6월 중순까지 광주에 머물렀고, 11공수는 항쟁 직후 서울로 떠났다가 일반인 또는 보병 복장으로 광주에 돌아왔다는 증언과 관련 있다.

재단은 '공수부대 지휘부가 1980년 5월 27일 이후 암매장 관련 내용을 신고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는 군 관계자 증언 기록을 토대로 광주에 잔류·복귀한 병력이 암매장 흔적을 없앴을 것으로 추정한다.

재단은 계엄군이 5·18 희생자 암매장에 조직적으로 행동했을 것으로 보고 여러 추정 지역을 동시에 추적하고 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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