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현직검사와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 전직 국정원 간부들이 오늘 무더기로 구속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장 전 지검장이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면서 검찰 수사기록과 각종 증거를 토대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강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장 전 지검장과 고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 등 현직검사 3명과 서 전 차장, 고모 전 국정원 종합분석국장 등 전직 국정원 간부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 중 변창훈 검사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투신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장 전 지검장 등은 국정원이 2013년 검찰 수사와 재판에 대응하기 위해 꾸린 '현안 태스크포스'의 주요 구성원입니다.
이들은 당시 압수수색에 대비해 허위 서류 등을 비치한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만들고, 심리전단 요원들이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서 실제와 다른 진술을 하도록 지침을 제시하는 등 사건을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장 전 지검장은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으로서 국정원의 사건 은폐 시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현직 검사장급 검찰 간부가 구속된 것은 넥슨으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에 이어 검찰 역사상 두 번째입니다.
장 전 지검장과 함께 현안 TF에 소속됐던 이제영 검사도 구속됐습니다.
단일 사건으로 현직 검찰 간부 2명이 동시에 구속된 것도 이례적인 일입니다.
법원은 현직 검사들과 같은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국정원 간부 2명의 구속영장도 모두 발부했습니다.
강 판사는 서천호 전 차장과 고모 전 국장에 대해 모두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습니다.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방해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는 김진홍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과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을 포함해 모두 6명으로 늘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