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창단 55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


메이저리그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69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우승 가뭄에 시달리던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마침내 55년 한을 풀었습니다.

휴스턴은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LA 다저스를 5대 1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최후의 승자가 됐습니다.

휴스턴은 1회 초 선두타자 조지 스프링어가 다저스 선발 다르빗슈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익 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연결했고, 알렉스 브레그먼의 내야 땅볼 때는 1루수 코디 벨린저의 송구 실책으로 가볍게 선제점을 뽑았습니다.

도루로 3루까지 진루한 브레그먼은 호세 알투베의 1루수 앞 땅볼 때 홈을 밟았습니다.

휴스턴은 2회 초 브라이언 매캔의 볼넷과 마윈 곤살레스의 우중간 2루타로 무사 2, 3루 기회를 잡은 뒤 랜스 매컬러스의 2루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매켄이 홈을 밟았고, 계속된 2사 3루에서는 스프링어가 직구를 통타해 중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습니다.

스프링어는 월드시리즈 4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리즈 5번째 홈런을 터트렸습니다.

다저스가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겨냥해 영입한 '우승 청부사' 다르빗슈는 월드시리즈 3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2회를 채우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다르빗슈를 내리고 브랜던 모로(⅓이닝)에 이어 3회부터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올리며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커쇼가 4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고, 마무리 젠센(1이닝)과 알렉스 우드(2이닝)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지만, 타선이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다저스는 1회 말 2사 만루, 2회 말 1사 1, 2루, 3회 말 무사 1, 2루, 5회 말 1사 1, 2루 기회를 맞았지만, 득점은 한 점도 얻지 못했습니다.

5회까지 잔루 8개를 남긴 다저스는 6회 말 1사 1, 2루에서 대타 안드레 이디어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습니다.

선발 랜스 매컬러스(2⅓이닝)-브래드 피콕(2이닝)-프란시스코 리리아노(⅓이닝)-크리스 데븐스키(⅓이닝)에 이어 6회부터 등판한 찰리 모턴은 비록 1실점 했지만 7∼9회, 3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틀어막고 경기를 끝냈습니다.

1962년에 45구경 콜트(the Colt .45s)로 출발해 1965년부터 애스트로스라는 이름을 쓴 휴스턴은 창단 이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최정상에 올랐습니다.

텍사스 주 남동부에 있는 휴스턴은 지난 8월 허리케인 '하비'로 80여 명이 사망하고 3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미국 내에서 가장 극심한 피해를 당했습니다.

실의에 빠진 휴스턴 주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준 게 연고지 야구팀 휴스턴입니다.

'휴스턴 스트롱(Houston Strong)' 패치를 붙이고 경기장에 나선 휴스턴 선수들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3승 1패로 물리쳤습니다.

양 리그 최고 명문을 자부하는 뉴욕 양키스와 LA다저스도 연고지 주민들을 위해 우승 반지를 끼겠다는 일념 하나로 똘똘 뭉친 휴스턴 선수단의 의지를 꺾지 못했습니다.

휴스턴은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양키스를,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다저스를 격파하고 구단 사상 첫 우승을 완성했습니다.

과정도 드라마틱했습니다.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다저스의 철옹성 마무리 켄리 젠센을 공략해 역전승을 일궈낸 휴스턴은 5차전에서도 13대 12의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습니다.

결국, 최종 7차전에서 승부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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