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지도부, 반역죄 수사 피해 브뤼셀서 '후일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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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독립을 추진하다 스페인 정부에 의해 해임된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뇌부가 당분간 벨기에 브뤼셀에 체류하며 조기 선거를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카탈루냐 수뇌부는 스페인 검찰의 '반역죄' 수사를 피해 당분간 브뤼셀에서 유럽연합 관계자들과 접촉하면서 카탈루냐 독립의 대의를 알리는 등 '후일'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31일(현지시간)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프레스클럽을 찾아 "유럽연합의 심장부에서 카탈루냐가 당면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면서 "망명을 요청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스페인 검찰의 반역죄 수사에 대해서는 "정의보다는 복수에 혈안이 돼 있으며 혐의도 근거가 없다"면서 자신은 스페인 정부의 폭압에 저항해 민주적 방식으로 대처해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스페인에서는 푸지데몬이 카탈루냐 독립을 선포한 뒤 갑자기 브뤼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스페인 정부의 수사를 피해 벨기에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것이라는 추측 보도가 잇따랐었다.

그는 브뤼셀 체류 계획에 대해 "자유롭고 안전한 상황에서 움직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면서 "(스페인이)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권력분립에 따라 공정한 사법절차를 보장한다면 곧바로 돌아가겠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한 계속 머무를 것"이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이끌던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일부가 바르셀로나에 남아있다면서 오리올 훈케라스 전 부수반이 스페인을 상대로 한 싸움과 12월 선거 준비를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의회 해산을 선언한 뒤 오는 12월 21일 조기 선거를 시행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수용 의사를 거듭 밝혔다.

푸지데몬은 "온 힘을 다해 선거에 도전할 것이며, 결과도 수용하겠다"면서도 "스페인이 선거 결과를 수용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 같은 회견 내용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앙정부의 카탈루냐 대표부 엔리크 미요 최고행정관은 푸지데몬의 조기 선거 수용 발표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며 "정상화의 한길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으로, 선거를 통해 카탈루냐인들은 자치정부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정부는 푸지데몬의 브뤼셀 체류 구상과 관련해 자신들은 관여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벨기에 총리실은 회견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 정부는 푸지데몬이 벨기에로 오도록 하는 데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EU 시민의 한 명으로 대우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푸지데몬이 브뤼셀에서 구상을 밝히는 사이 스페인 사법부는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선포와 관련한 심리 절차를 본격화하는 등 압박을 이어갔다.

헌법재판소는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지난 27일 의결한 독립공화국 선포안의 효력을 이날 정지하고 위헌 심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카탈루냐 자치의회의 카르메 포르카델 의장 등 의회 지도부 6명에게 오는 2∼3일 법정에 출석하라고 명령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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