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우파 여권, 의회중간선거 승리…친시장 개혁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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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우파 여권이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의회 중간선거에서 승리했다.

마크리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여당연합 '캄비에모스'(Cambiemos·바꾸자라는 의미)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와 전국 23개 주 등 24개 선거구 가운데 13곳에서 승리했다고 TN방송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최종 투표율은 78%이며, 마크리가 속한 중도우파 '공화주의제안당'(PRO), 중도좌파 성향의 '급진시민연합'(UCR) 등으로 구성된 캄비에모스는 전체 유효 투표수의 약 41%를 차지했다.

반면 야당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이끄는 '시민연합'은 약 21%에 그쳤다.

여권은 전체 유권자의 66%가 몰린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시 이외에 부에노스아이레스·코르도바·산타페·멘도사 4개 주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1985년 이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한 정당이 이른바 빅5로 불리는 5개 지역에서 일제히 승리한 경우는 없었다.

이번 선거에서 4년 임기의 하원의원 257명 중 절반에 가까운 127명, 6년 임기의 상원의원 72명 중 3분의 1인 24명이 각각 선출됐다.

선거 전 여권 소속 의원은 하원 257명 중 87명과 상원 72명 중 15명에 불과했다.

여권은 하원에서 21석을 추가로 확보해 총 108석으로, 상원에서 10석을 얻어 25석으로 각각 세력을 확대했다.

이번 선거는 마크리 대통령이 2015년 12월 취임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다.

이 때문에 세제 개편과 노동법 개정 등 각종 친(親)시장주의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난방비와 대중교통 보조금 등 기존 좌파 정권이 시행한 무상복지를 축소하고 긴축정책을 펴온 마크리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여겨졌다.

사활을 걸고 여권의 선거운동을 총력 지원했던 마크리 대통령은 선거 후 지지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단계는 끝났다. 변화를 위한 우리의 약속을 확인한 이 날을 잊을 수 없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마크리 정권은 여권의 약진에 힘입어 향후에도 친시장주의 정책을 일관성 있게 펴갈 동력을 얻게 됐다.

마크리 대통령은 오는 11월 첫째주에만 재정·세금 개편 등 4개의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여권은 상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의회 내 지분을 넓힘으로써 향후 야권 실용주의 계보와의 정책연대나 협조를 위한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중간선거 전에 의회를 장악한 야권은 그간 마크리 대통령의 일부 개혁정책에 반대하며 발목을 잡아왔다.

마크리 대통령은 또 여권의 약진에 힘입어 2019년 하반기에 치러질 차기 대선에서 재선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캄비에모스는 2015년 대선과 비교해 24개 선거구 중 22곳에서 득표율이 올랐다.

좌파 성향 '시민동맹'을 이끄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도 이번 선거를 통해 정계에 복귀했다.

페르난데스는 전체 유권자 3천310만여 명의 약 37%가 거주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여권 후보로 나선 에스테반 블리치 전 교육부 장관에 4%포인트 뒤진 2위로 당선돼 빛이 바랬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패배로 페르난데스가 차기 대선에서 한층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빈민 등 사회적 약자층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페르난데스는 이번 선거를 통해 빈곤과 불평을 확대하는 마크리 정권의 친시장 정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페르난데스는 "이번 결과를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면서 "시민 행동이 현 정부의 가장 강력한 대안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페르난데스가 각종 비리 혐의 등으로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상원의원의 면책 특권을 방패막이로 삼으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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