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 연말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선물 시장에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93%로 높게 점치고 있는 데다가 시장전문가들도 설문조사에서 연말까지 금리가 한 차례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가 기존 5명에서 3명으로 압축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 연준을 이끌 새 의장이 누가 될 것이냐는 데 쏠리고 있습니다.
유력 후보로 이름을 올린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와 제롬 파월 연준 이사가 모두 재닛 옐런 현 의장보다는 매파적 성향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 속에 시장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20일(현지시간) 93.1%로 반영했습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3일까지만 하더라도 인상 가능성은 82.7%였으며, 전날에는 88.1%로 집계됐습니다.
블룸버그가 연방기금 선물 시장 가격을 바탕으로 집계한 12월 인상 확률은 82.5%로 한 달 전 집계 확률인 67.1%, 일주일 전 집계치인 76.9%에 비해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전문가도 12월 인상을 거의 기정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딜러 23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11월 기준금리 전망 중간값은 1.13%, 12월 금리 전망 중간값은 1.38%로 집계됐습니다.
연준이 현재 기준금리를 1.00∼1.25%로 잡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다음달 FOMC 정례회의에서는 동결, 12월에는 인상을 점친 셈입니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달 진행됐으며 결과는 지난주 공개됐습니다.
이처럼 시장에서 내다보는 금리 인상 확률이 80∼90% 정도 되면 통상 연준도 시장의 예상에 기대 무리 없이 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시장은 이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차기 의장 최종 후보로 옐런 현 연준 의장과 파월 연준 이사, 테일러 교수 등 3명을 꼽았습니다.
특히 테일러 교수와 파월 이사에 대해 "두 사람은 재능이 아주 뛰어난 사람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옐런 의장은 시장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이지만, 공화당의 반대가 만만찮은 상황입니다.
워런 데이비슨(오하이오·공화) 하원 의원은 "우리가 연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우리는 지금보다는 낫게 만들 수 있다"며 "옐런이 옐런보다 더 나은 후임자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나머지 유력 후보인 테일러 교수와 파월 이사 가운데 누가 지명되더라도 연준의 정책이 지금보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클 전망입니다.
테일러 교수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바탕으로 적정 금리를 도출하는 '테일러 준칙'을 만든 인물로 유명합니다.
매파 성향인 그의 이론대로라면 현행 기준금리는 현행 두 배 수준인 3%에 육박해야 합니다.
파월 이사는 비둘기파 인사로 꼽히지만, 옐런 의장보다는 좀 더 긴축에 기울어진 인물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파월 이사가 옐런 의장보다는 약간 더 매파적"이라면서도 파월 이사가 뒤를 이을 경우 옐런의 정책 기조에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이사가 낙점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CNBC 방송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차기 의장으로 파월 이사가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45%에 달했다.
테일러 교수의 경우 23%로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정치 베팅사이트 '프레딕트잇'(PredictIt)에서도 파월 이사가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파월 이사가 차기 의장이 될 확률은 20일 기준 54%로, 테일러 교수(24%)와 옐런 연준 의장(19%)의 지명 확률을 훌쩍 앞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