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명박 정부 당시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는 등 정치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추석 연휴 중에 국고손실 혐의로 우선 기소할 방침입니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온라인 댓글 부대를 운영한 혐의로 구속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과 원 전 원장을 공범으로 기소할 계획입니다.
민 전 단장은 원 전 원장 시절인 2010년에서 2012년 외곽팀을 운영하면서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관여 활동을 하도록 하고 수십억원의 활동비를 지급해 국가 예산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검찰은 원 전 원장과 민 전 단장 등이 30개가 넘는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해 정치와 선거에 개입하고, 이들에게 70억 원가량의 예산을 부당 지원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여론조작 공격, 방송사 간부·PD 인사 개입 등 의혹으로도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정부에 비판적인 정치인·교수 등을 비판하는 활동을 하고, 이를 위해 보수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의혹도 국정원의 의뢰를 거쳐 수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검찰은 우선 국고손실 혐의로 원 전 원장을 기소한 뒤 다른 혐의도 수사해 추가 기소할 방침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사실이 확인될 때마다 법리를 검토해 별도 범죄라고 판단된다면 계속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추석 연휴 이후에 국정원의 주된 공격 대상이 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할 계획입니다.
박 시장을 부르지 않고 대리인을 통해 간접 조사를 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연휴 직전인 29일에는 '언론인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한학수 MBC PD를 불러 피해 상황을 조사합니다.
아울러 검찰은 원 전 원장 시절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의 자회사 '양지공사' 자금 일부가 외곽팀 운영에 쓰였다고 의심할 단서도 파악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검찰은 국정원의 자금이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에 활용됐다는 의혹도 수사할 방침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등에 따르면 사이버사령부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포인트뉴스'라는 이름의 인터넷 언론사를 만들어 직접 기사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여론조작을 시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사이버사는 국정원이 지급하는 정보예산 가운데 수 억원을 포인트뉴스 운영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