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식당 브로커 35억 뒷돈…LH·시공사 간부들 수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고위 간부들이 건설현장 식당 브로커에게 35억 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수뢰 또는 증재 등 혐의로 식당 중간브로커 한 모(53) 씨와 LH 남 모(53) 부장 등 5명, 시공사 11곳의 간부 김 모(51) 씨 등 16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남 씨 등 LH간부 5명은 2013년 말부터 지난 6월까지 경기, 충북 등 LH가 발주한 전국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한씨에게 함바 운영권을 주도록 시공사에 압력을 행사하고 각각 1천500만 원에서 5천500만 원의 뇌물이나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남 씨 등이 지역본부 사업장의 현장 총감독을 맡으면서 시공사에 상·벌점을 주는 등 관리 감독 권한을 전적으로 행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 등 아파트 건설 시공사 임원과 간부 16명은 같은 기간 한 씨에게서 각각 1천만 원에서 9억4천만 원을 회사 발전기금이나 뇌물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한 씨가 제공한 뇌물과 향응 규모가 모두 3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올해 3월 한 씨를 체포했습니다.

이때 확보한 한 씨의 휴대전화에는 접대, 뇌물 현황 수천 건이 날짜별로 상세하게 기록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들 기록에 대한 분석이 모두 완료되면 뇌물 금액과 뇌물 수수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한 씨가 10년 전 자신의 땅 주변에 LH 사업장이 들어서면서 감독관으로 온 LH 간부들과 인맥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한 씨가 이맘때쯤부터 중간브로커로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휴대전화 기록 등 증거가 확보된 시점부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올해 초 한 씨와 시행사 상무 김 모 씨에 대해서 당시 혐의가 입증된 1억500만 원의 뇌물 공여·수수 혐의로 구속 수사한 뒤 재판에 넘겼습니다.

한 씨 등은 올해 7월 이들 혐의에 대해서는 재판이 확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상황입니다.

한 씨는 경기도 등지에서 건설현장 식당 1∼2곳을 여전히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일부 혐의로만 우선 기소돼 집행유예 판결이 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 혐의가 드러난 만큼 이들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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