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총선 앞둔 오스트리아, 연립 정당끼리 소송전


10월 조기 총선을 치르는 오스트리아에서 연립 정부를 꾸려왔던 사회민주당(SPOe)과 국민당(OeVP)이 소송전까지 벌이는 등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사건의 발단은 중도 우파 국민당을 이끄는 세바스티안 쿠르츠 외무장관이 공세의 포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쿠르츠 장관은 지난달 28일 공영 ORF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사민당이 건설회사 대표로부터 10만 유로(1억1천600만 원)의 불법 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민당은 1일 쿠르츠 장관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당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빈 상사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사민당에 불법자금을 건넨 것으로 지목된 기업인은 일간 데어 슈탄다르트 인터뷰에서 의혹을 부인했다.

사민당은 쿠르츠 장관이 공개적으로 발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오스트리아 양대 정당인 사민당과 국민당은 오랜 기간 연정을 꾸려왔지만, 올해 5월 라인홀트 미터레너 부총리 겸 국민당 당수가 사퇴하면서 사실상 갈라섰다.

미터레너 전 부총리는 여론조사에서 국민당이 극우 자유당에도 밀리고 연립정부의 내분이 심화하자 부총리 자리를 내려놓았다.

그의 뒤를 이어 30세의 쿠르츠 장관이 당수로 취임하면서 국민당은 지지율을 회복해 최근에는 30%대의 안정적인 지지율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당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어느 쪽이 다수당이 되든 극우 자유당과 연정하게 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실제 크리스티안 케른 총리는 올해 6월 총선에서 승리하면 자유당에도 문호를 개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스트리아는 2000년 총선 때 국민당이 나치 부역자들이 세운 정당인 자유당과 연정을 꾸리자 유럽연합(EU)이 제재 압박을 하는 등 한차례 외교 파동을 겪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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