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미국인 '北 여행금지'…50번 이상 방북한 노신부의 고민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 가톨릭 선교수도회 메리놀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인 함제도 신부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의 제라드 해먼드(84·한국명 함제도) 신부는 1995년부터 지금까지 50번 넘게 북한을 다녀왔습니다.

52∼53번 정도로 추정되는데 확실치는 않습니다.

메리놀외방전도회 한국지부장인 해먼드 신부는 1995년 북한을 방문해 기근 해소를 돕는 데 앞장서 왔습니다.

유진벨 재단과도 함께 일하며 북한 결핵 퇴치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내달 1일부터 미국인의 북한여행 금지조치가 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그는 다시 북한에 갈 수 없을까 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시간으로 30일 보도에서 해먼드 신부처럼 국무부의 북한여행 금지조치로 활동 중단을 우려하는 미국인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해먼드 신부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돌아가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국무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이 인도적 지원을 금지하는 걸 상상할 수 없다. 세계 어느 나라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달 미 국무부는 모든 미국 시민의 북한여행을 금지하기로 하고, 북한에 체류 중인 미국인은 9월 1일 이전에 북한을 떠나도록 했습니다.

언론인이나 인도적 목적의 방문, 국익이 관련된 경우에는 특별여권을 통해 방북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절차가 복잡해져 실질적으로 북한 입국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미 국무부 영사국 측은 방북 신청자의 개별 사례에 맞춰 다뤄질 것이며 최대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에서 교육, 체육 활동을 벌였던 다른 미국인들도 걱정이 큽니다.

뉴욕에서 25년간 경찰로 근무하다 북한에서 태권도 관련 업무를 했던 조지 비탈리도 북에 체류할 길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는 9월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챔피언십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는 태권도를 미·중 관계 회복을 끌어낸 '핑퐁외교'처럼 남북 화해와 협력에 기여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0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이뤄진 ITF 북한 시범단의 공연을 도왔습니다.

북한 유일의 국제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다음 달 4일 개강을 앞둔 평양과기대에선 미국 여권 소지자 10명이 어떻게든 2학기 동안은 머물 방법을 찾아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평양과기대 박찬모 명예총장은 "학교에서 일하는 모든 미국 시민권자들이 미 국무부 승인을 받아 다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