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에게 관행적으로 돈을 받아온 축구감독이 처음으로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로 분류돼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전북 임실경찰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전북의 한 대학교 축구감독 54살 정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감독에게 돈을 건넨 한모씨 등 학부모 20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정씨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난해 9월 28일부터 지난 3월 17일까지 한씨 등으로부터 월급과 판공비 등 명목으로 3천5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정씨가 학교와 1년 단위로 계약을 해왔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법률은 공직자 등은 사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직무를 공정하고 청렴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씨는 학교에서 150만원의 월급을 받았음에도, 학부모들로부터 월급 명목으로 500만원, 판공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더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월급은 감독의 호주머니에, 판공비는 소속 선수들의 프로 축구단 입단을 위해 감독이 구단주 등을 만나는 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학부모들이 국민권익위원회에 '감독을 교체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접수하면서 드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