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이틀째 신문 종료…'현안 청탁·뇌물 지원'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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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이 이틀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이 부회장은 어제(2일)에 이어 오늘도 박 전 대통령의 '승마 지원'이 최씨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지원을 의미하는지 몰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게 현안 해결을 위한 부정 청탁과 뇌물공여를 약속한 적이 없다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소사실을 적극적으로 반박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변호인이 "대통령이 2015년 7월 25일 면담 과정에서 승계작업을 언급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변호인이 "특검팀은 대통령이 합병 성사를 도와준 것을 포함해 승계작업 현안을 정부가 도와주는 대가로 정유라의 지원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이런 요구를 했느냐"고 묻자 역시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당시 면담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승마 지원을 제대로 하라는 질책을 받고 정유라 지원이라는 의미로 생각했느냐"고 변호인이 묻자 "그렇게 생각 못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씨나 정유라의 존재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대통령의 질책을 정유라 지원으로 연결해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입니다.

이 부회장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질책을 받고 돌아와 삼성 관계자들에게 '대통령 눈빛이 레이저 같았다'는 표현으로 분위기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레이저' 표현까지 써가며 질책을 받았다고 말한 건, 실제 상황보다 확대해서 자신이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아버님께 야단을 맞은 것 빼고는 야단맞은 기억이 없는데, 일단 대통령 단독 면담이었고 실제로 여자분한테 싫은 소리를 들은 것도 처음이어서 제가 당황했던 것 같다"며, "다른 분들에게 한 번 거르고 전달했어야 하는데 후회된다"고 말했습니다.

특검팀은 지난해 2월 15일 3차 독대 자리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정유라를 잘 지원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이 부분도 "그런 얘기는 없었다.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변호인 측 신문이 끝난 뒤엔 재판부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 부회장은 재판부가 "박상진에게 승마협회 문제를 신경 쓰지 않게 해달라며 협회를 지원하라는 취지로 말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얘기하는 데 제가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스포츠 지원을 1년에 천몇백억을 쓰는 걸로 아는데 조금 더 한다고 문제가 될까 싶었다"며, "웬만하면 해주는 게 어떻겠냐, 방법 등은 알아서 해달라고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가 다시 "대통령한테 밉보일 경우 삼성이 얻을 불이익은 어떤 게 있느냐"고 묻자, "승마협회 건으로 대통령이 불이익을 줄까라고 구체적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재판부가 "대통령의 승마 지원 요청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거듭 묻자, "저나 회장님께서도 그런 건에 대해 일일이 챙기거나 보고받으려 하질 않는다"며, "실장께서 알아서 챙겨주실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이 이렇게 커질 줄 알았으면 제가 챙겨봤어야 하는데 당시엔 아무 얘기가 없으니까 잘 되고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 부회장을 끝으로 삼성 관계자들의 피고인 신문은 마무리됐습니다.

재판부는 오후엔 사건의 쟁점인 부정 청탁 여부를 두고 특검팀과 변호인단의 의견 진술을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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