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는 키스나 수저를 같이 쓰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 수의학과 연구진은 원숭이를 상대로 실험한 결과, 타액으로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연구 결과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기고했습니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최근 미 대륙에서 유행하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에게서 타액을 채취한 뒤 이를 면봉에 묻혀 감염되지 않은 원숭이의 편도에 발랐습니다.
또, 실험 대조군으로 고농축 지카 바이러스 용해제를 정상 원숭이 3마리의 편도에 바른 뒤 경과를 지켜봤습니다.
그 결과, 지카 바이러스 용해제를 투입한 원숭이는 모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타액을 묻힌 원숭이는 감염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감염된 원숭이 타액에선 활성 지카 바이러스도 극히 적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타액 점성은 지카 바이러스 활동을 방해해 바이러스가 세포에 전달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모기 등을 통해 피부로 지카바이러스가 직접 투입된 원숭이보다 고농축 지카 바이러스 용해제를 묻힌 원숭이의 감염 속도가 느렸습니다.
이번 책임연구자인 톰 프리드리히 바이러스학 교수는 "우연한 접촉으로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된다면 미국과 같은 지역에선 2차 감염자가 훨씬 더 많아야 한다"며, "그러나 임상적으로 미 전역에서 지카바이러스 확산 추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집트 숲 모기가 옮기는 지카바이러스는 성관계로도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타액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두고는 그동안 논란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