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에서 에어컨 바람 방향을 바꾸는 문제로 20대와 70대 사이에 시비가 붙은 끝에 폭행까지 벌어지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식당에서 다른 손님을 폭행한 혐의로 75살 여성 A 씨를 입건했다고 오늘(31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어제(30일) 생일을 맞아 서울 도봉구의 한 돼지갈비집에서 자신의 언니와 남동생, 사촌 언니 등 7명과 함께 생일파티 겸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A 씨의 언니는 "고기를 굽는 열기 때문에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다"며 식당의 에어컨 풍향을 돌렸습니다.
옆 테이블에서 자신의 부모와 함께 앉아 고기를 굽던 29살 남성 B 씨는 A 씨 일행에 "에어컨 바람이 이쪽으로 오는 게 싫으니 바람 방향을 옮겨달라"고 요구했습니다.
A 씨 일행은 "에어컨 바람이 그쪽으로 가지 않게 하겠다"고 말하고 바람의 방향을 조금 바꿨습니다.
B 씨는 그러나 "계속 바람이 온다"고 말했고 A 씨 일행은 "바람이 가지도 않는데 왜 그러냐"고 반박하면서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신경전은 계속 끊이지 않았고 대화는 순식간에 고성이 오가는 말싸움으로 번졌습니다.
B 씨가 A 씨 일행에 "바람이 오잖아"라고 소리쳤고 A 씨 일행은 "몇 살 먹었는데 어른에게 반말을 하냐. 젊은 놈이 버릇이 나쁘다"고 지적했습니다.
A 씨 일행의 말에 B 씨 아버지가 나서려고 하자 A 씨 일행은 "아비가 더 나쁘다. 아들이 어른한테 그러면 하지 말라고 말려야 하는데 같이 그런다"고 말했습니다.
화가 난 B 씨는 A 씨에게 다가갔고 A 씨는 "어쩔건데?"라고 말하며 자신의 핸드백을 들어 B 씨의 배를 밀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 씨는 할머니가 자신을 폭행했다며 경찰에 즉각 신고했고 A 씨는 곧 "손자 같은 젊은이인데 내가 좀 참을 걸 과했다. 잘못했다"고 사과했지만 B 씨는 받아 들이지 않았습니다.
B 씨는 처벌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A 씨는 현재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황입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