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창립멤버 전방 "경제단체 역할 못 하면 탈퇴" 강력 항의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방직업체 중 하나인 전방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서 사용자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며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경총 창립멤버인 전방은 "경총이 경제단체 역할을 못 한다"며 탈퇴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지만, 경총의 만류로 일단 남기로 했습니다.

전방 조규옥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을 16.4%나 올렸는데 경총에서는 한마디 말도 없다"며 "우리를 대신해서 최저임금위원회에 나갔으면 기업들이 얼마나 힘든지 대변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못 했다"며 비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조 회장은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다시는 경총에 안 나겠다고 말했다"며 "탈퇴서를 내지는 않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하나의 경고를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회장은 "경총은 전방이 주도해서 만든 단체"라며 "경총이 그래도 기업을 제일 활발하게 대변해주는 단체인데 이럴 때 나서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방 창업주인 김용주 전 회장은 1970년 경총 초대 회장에 선출됐습니다.

아들 김창성 전방 명예회장은 현재 경총 고문을 맡고 있고 조 회장은 경총 부회장 중 한 명입니다.

조 회장은 경총이 정규직 전환 정책을 비판했다가 정부와 불편한 관계가 된 것을 두고 "경총이 틀린 말을 한 게 아니다"라며 "그런 말도 못하면 경제단체로서 무의미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총 상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 같이 별 볼 일 없는 사양사업을 하는 제조업체는 의지할 곳도, 화풀이할 곳도 경총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 회장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방직업계가 큰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전했습니다.

전방은 전국에 보유한 섬유공장 6곳 중 3곳을 폐쇄하고 근로자 600여 명을 해고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방이 50% 지분을 투자해 일본 섬유업체 군제 등과 함께 설립한 속옷생산업체 전방군제도 일본 측이 최저임금 타결 직후 일방적으로 사업을 철수하는 바람에 사실상 문을 닫았습니다.

그는 "전방의 직영공장 6개 중 3개의 문을 닫으면 내년도 16.4% 인상은 버텨낼 수 있지만 그래도 1만 원대는 못 버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장 3개를 닫는다고 지금의 적자가 흑자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보고 문 닫으라는 얘기와 다름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경방의 광주공장 베트남 일부 이전 결정을 언급하고서 "지금 다른 회사들은 완전히 다 보따리 싸고 외국으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방은 1935년 가네보방적 광주공장으로 설립됐으며 약 1천200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섬유산업은 가격 경쟁력 약화와 과잉경쟁 등으로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방은 2014년 113억 원, 2015년 105억 원, 2016년 125억 원 등 최근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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