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역'인데 나가보면 하나은행…4억 원에 넘어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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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입구역 1번 출구 또는 2번 출구를 나서면 바로 KEB하나은행 신사옥이 나옵니다.

그런데 을지로입구역의 또 다른 이름은 'IBK기업은행' 역.

기업은행 본점은 을지로입구역에서 약 300m 정도 떨어져 KEB하나은행보다 훨씬 멀리 있지만, 기업은행이 역이름을 차지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가 돈을 받고 역 이름을 병기하는 사업을 하는데, 작년에 기업은행이 단독으로 응찰해 2019년 8월까지 을지로입구역에 'IBK기업은행'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입니다.

계약금액은 3년간 3억8천100만원.

서울교통공사가 유상 대여 중인 1∼8호선 27개 역 이름 가운데 가장 비싸지만 광고 효과를 생각하면 기업은행이 남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입니다.

KEB하나은행은 약 1천420억원이나 들여 목 좋은 곳에 새 건물을 지었지만, 역 이름 병기 사업 때 입찰조차 하지 않아 좋은 홍보 기회를 그냥 날린 셈입니다.

KEB하나은행이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을 본사로 쓰는 동안은 이런 점이 그리 주목받지 않았지만, 을지로입구역과 접한 신사옥으로 이전함에 따라 지하철 이용자가 보기에도 어색한 상황이 됐습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을지로입구역 1번 출구는 옛 하나은행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역 이름 유상 판매 때 응찰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KEB하나은행은 이를 만회하기라도 하듯 을지로입구역 1·2번 출구 계단 벽을 자사 광고로 도배했습니다.

외국계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도 3년간 2억9천500만원을 주고 1호선 종각역에 'SC제일은행'이라는 별칭을 붙이기로 최근에 계약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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