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지수 높은데 열지수는 보통?…'엇박자'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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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뜨겁게 달아올라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불쾌지수와 열지수가 서로 다른 정도를 나타내 혼란을 초래하자 기상청이 개선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록적인 7월 폭염을 보인 지난 13일 정오 기준 불쾌지수를 보면 서울(80)과 부산(82), 대구(82), 광주(84), 대전(83), 울산(84), 세종(82) 등 대부분 지역에서 80을 넘었다.

기상청의 단계 구분에 따르면 불쾌지수 80 이상은 '매우 높음' 수준이다.

반면 같은 시각 열지수는 서울(34), 부산(36), 대구(36), 광주(40), 대전(38), 울산(38), 세종(36)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30대 중후반을 가리켰다.

기상청은 열지수를 위험(66 이상)·매우 높음(54∼66 미만)·높음(41∼54 미만)·보통(32∼41 미만)·낮음(32 미만) 등 모두 5개 등급으로 나누는데, 이날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보통'에 들었다.

불쾌지수는 기온과 습도를 통해 체감 온도를 표현한 것으로 온습도지수(THI)라고도 불린다.

열지수 역시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지수화한 개념이다.

수치를 산출하는 방정식이 다를 뿐 결과적으로 서로 유사한 성격이지만 같은 날씨에도 서로 편차가 큰 단계 값을 보인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두 지수 모두 각자 계산식을 통해 수치가 나오면 기준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며 "다만 불쾌지수는 현황을 잘 반영하는 반면 열지수는 단계 구분이 현실적 인식과는 다소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여름이 물러나 서비스를 중단하는 9월 이후 열지수 등급 구분 기준을 손보기로 하고 세부 내용을 검토 중이다.

불쾌지수와 열지수 간 등급 차이를 살펴 현실에 맞게 고친다는 방침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수치만 보면 열지수도 불쾌지수와 비슷한 등락을 보이며 더위에 제대로 반응은 하고 있다"며 "다만 미국에서 지수를 그대로 들여와 사용하다 보니 단계 설정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얼마나 더운지를 보려면 열지수보다는 더위체감지수를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더위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더위체감지수는 여름철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만든 지수로, 올해 5월 서비스가 시작됐다.

일반인·어린이·노인 등 수요층 연령별로, 비닐하우스·실외작업장·취약거주환경 등 생활환경 특성별로 각각 지수를 차별화해 관심·주의·경고·위험·매우 위험의 5개 단계로 예보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지수는 앞으로 실효성을 더 검증한 뒤 운영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더위체감지수가 안정화하면 열지수를 폐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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