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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난 회장이고 넌 기사야"…재벌가 '갑질 논란'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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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운전기사들에게 폭언한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갑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13일, 2015년부터 1년 동안 이 회장의 차량을 운전했던 A씨가 한겨레 측에 제공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이 회장은 운전기사를 향해 "이 XX 대들고 있어. 주둥아리 닥쳐" 등의 막말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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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의 만행을 폭로한 기사는 A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2개월가량 일하다 최근 퇴사한 B씨는 이 회장의 폭언에 스트레스를 받아 응급실에도 실려 갔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운전기사는 이 회장이 휴대전화를 집어던지고, 조수석을 발로 차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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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한 회장의 운전기사 A씨는 SBS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이 회장이 폭언뿐 아니라 교통법규도 위반하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 / 종근당 前 운전기사]

"신호나 과속,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선 등 교통법규를 지키며 운전하면 이 회장님은 '왜 내가 지시한 대로 운전을 안 하느냐. 빨간 불에서도 내가 가라면 가야지'라고 닦달하고 다그치셨습니다."

또한 A씨는 이 회장이 운전기사들뿐만 아니라 회사 임직원들에게도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했습니다. 회사 안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직원들이 피해를 볼까 두려워 대외적으로 발설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A씨 / 종근당 前 운전기사]

"비서 분들이나 회사 임직원 분들에게 제게 한 것보다 심하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는 것을 많이 들었습니다."

여론의 지탄을 받은 이 회장은 녹취 파일이 공개된 지 하루만인 지난 14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회장은 "평소 종근당을 아껴주시고 성원해주신 분들과 종근당 임직원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상처받은 분들 위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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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에 대한 재벌가의 갑질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9월,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은 운전기사 폭행과 인격 모독 등으로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당시 김 회장의 운전기사는 김 회장으로부터 정강이와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이고 주먹으로 맞는 등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당시 운전기사가 공개한 녹취 파일에는 'XX놈', 'X자식' 등 인격 모독적인 김 회장의 발언이 담겨있었습니다. 비판이 거세지사 김 회장은 아들인 김현승 몽고식품 사장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김 전 회장에게는 상습폭행 및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폭행 혐의로 700만 원의 벌금형이 내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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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3월에는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운전기사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이 부회장의 전직 운전기사들은 이 부회장이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눈을 마주치는 것을 싫어해 룸미러를 돌려놓고, 양쪽 사이드미러를 접은 채 운전하도록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부회장이 운전 중인 기사에게 물병을 던지거나 운전석을 발로 차는 행위도 일삼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조사 결과, 이 부회장의 폭행은 사실로 드러났고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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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에는 3년 동안 운전기사 12명을 바꿨던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의 '갑질 매뉴얼'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 사장은 A4용지 140여 장 분량의 매뉴얼을 만들어 운전기사들이 따르게 했습니다. 매뉴얼에는 '과속 카메라를 무시해라', '불법 유턴을 해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 사장은 운전기사 61명에게 법정 근로시간인 주 56시간을 초과한 80시간 근무를 시키고, 기사 1명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정 사장에게는 올해 초 300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잊을만하면 다시 등장하는 대기업 회장과 사장의 갑질 논란. 반복되는 재벌가의 '갑질'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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