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농업, 대미적자 심각…미국, FTA 문제 안삼는 게 현명"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업 부문의 대미(對美) 무역 적자 규모를 거론하며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편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13일 세종시 인근 한 음식점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새벽 미국이 한미 FTA의 개정협상을 공식 요구한 데 대한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한 무역 적자를 언급하면서) 자꾸 철강, 자동차를 제시하는데, 농업 부문만 보면 우리가 미국산을 10배 더 많이 사주니까 우리도 문제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미국이 FTA에 대해) 더는 문제 제기를 안 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지난해 기준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는 68억 달러였고, 국산 농산물 수출 규모는 7억 달러였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미국 다녀와서 앞으로 한미 FTA 문제가 나오면 수세적으로 하지 말고 논거를 갖고 당당하게 주장하자는 말씀을 하셨다"며 "우리도 농업 부문의 적자 등 논거를 갖고 대응논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는 국회의원 시절 FTA를 반대했던 사람인데 지금도 개인적인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트럼프는 트럼프의 소신이 있는 거고 김영록은 김영록의 소신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도 언급했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의 개정 의지도 재천명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당시 추석 전에 김영란법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만큼 절박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법 개정을 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액 조정을 통해 개선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에 규정된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기준은 공직자 윤리강령에 있는 10년 전 기준이라 현실과의 괴리감이 크다"며 "구체적 조정안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김영란법으로 인한 농민들의 어려움을 일반 국민이 잘 모르는 측면이 있다며 "한 번 하기로 한 걸 그렇게 쉽게 후퇴하느냐고 생각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납득이 가도록 설득하고 농어촌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쌀값 폭락 사태와 관련해서는 "쌀값이 어느 정도 올라가야 농민들에게 생산조정제를 하라고 할 수 있는 건데 현재 쌀값이 크게 떨어져 걱정이 많다"며 "현재 구곡이 230만t 정도 되는데 쌀값 안정을 위해 구곡을 절대 시장에 내놓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아도는 쌀을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보낼 가능성을 묻자 "북한 정권을 생각하면 보내지 말아야 하고 주민을 생각하면 보내야 하는데 현재 남북상황이나 유엔 입장 등을 고려하면 아직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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