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봇 대회 참가하려던 아프간 소녀들 입국 거부에 여론 '부글'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 로봇 경진대회에 참가하려던 아프가니스탄 소녀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참가가 무산될 뻔 했습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헤라트에 사는 10대 소녀 6명이 16~18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퍼스트 글로벌 챌린지' 로봇 경진대회에 우여곡절 끝에 도전하게 됩니다.

주최 측이 이들에게 로봇 제작에 필요한 장비를 보내줬지만 세관에 억류돼 이들은 결국 직접 로봇을 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로봇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그다음은 비자 발급이 문제였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반이민 행정명령이 적용되는 이슬람 6개국에 해당하지 않지만 미 국무부는 이들의 비자 신청을 최소 두 차례 이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자 발급 거부 사유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으나 테러 단체가 활동하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라는 점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소녀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미국 언론에 소개되고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하자 대회 개최 직전 미 국무부는 열흘간만 미국에 체류하는 조건으로 이들의 입국을 허가했습니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이들의 입국을 위해 힘썼다고 홍보했습니다.

아프간 소녀들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지만, 미국 정부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여성의 교육을 금지한 탈레반과 미군의 교전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아프간 소녀들의 입국 불허가 세계 여성의 권익 확대를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과 성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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