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롤터 포기 못 해"…영국·스페인 왕실 만남서도 기싸움 팽팽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틈타 지브롤터 영유권을 둘러싼 영국과 스페인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 왕실도 이 문제를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AFP통신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했던 양국 갈등은 현재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의회 연설에서 지브롤터 문제를 거론하면서 재점화됐다.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 최남단에 있는 항구도시 지브롤터는 1713년 영국령이 된 이후 300여 년 동안 스페인이 계속 공동 주권을 요구하고 있는 분쟁지역이다.

지브롤터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개시되면서 다시 불붙은 바 있다.

펠리페 6세 국왕은 이날 연설에서 "영국과 스페인은 생산적이고, 풍부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었음에도 소원하고, 경쟁하고, 사이가 멀어진 적이 있었다"며 양국이 지브롤터를 두고 갈등을 빚었음을 인정했다.

이어 "지브롤터 문제와 관련한 양국의 이견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더 커졌다는 점을 확신한다"며 "적절한 대화와 노력을 통해 두 나라 정부가 모든 관계자가 만족할만한 합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자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스페인 국왕의 발언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영국도 지브롤터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며 맞대응했다.

여왕은 같은 날 열린 환영 만찬에서 지브롤터 분쟁을 겨냥해 "양국은 놀랄만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지만 불가피하게 의견을 같이하지 않는 문제도 있다"며 "우리 우정의 힘은 협력과 친선의 굴복하지 않은 영혼을 불러내고 있다"며 밝혔다.

지브롤터 문제가 영국과 스페인 양국 정부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스페인 국왕의 발언에 지브롤터 자치정부도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파비안 피카르도 지브롤터 행정 수반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브롤터의 주권은 양국 간 논의나 협상에 달려있지 않다"며 "지브롤터 사람들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민주적 바람은 존중돼야 한다. 이는 지브롤터가 100% 영국령으로 남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라고 주장했다.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여겨지는 지브롤터는 여의도 80% 크기에 3만3천여 명이 거주하는 작은 항구도시다.

최근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되면서 EU의 지지를 등에 업은 스페인이 지브롤터에 대한 영유권을 다시 주장하려하자 영국도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며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사진=AP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