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레미콘공장 부지 '서울숲' 된다…2022년까지 공장 철거


서울 성수동을 40년간 지키던 삼표레미콘 공장이 인근 서울숲과 이어지는 공원으로 변합니다.

성수동 레미콘공장 이전은 20년 전부터 논의만 되고 번번이 무산돼 왔습니다.

서울시는 2만7천828㎡ 규모의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을 오는 2022년 7월까지 철거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공장 이전에 따른 보상 비용을 두고 레미콘공장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과 공장 운영업체인 삼표산업이 이견을 보여 완전 철거가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오늘(10일) 오전 현대제철, 삼표산업과 '삼표산업 성수공장 이전 협약식'을 체결하기로 했다가 취소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세부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남았을 뿐 공장 이전 자체는 합의가 끝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장 이전까지 5년의 유예 기간을 두는 것은 이전할 부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며 공장 근로자와 레미콘 차주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서울시는 밝혔습니다.

서울시와 성동구는 공장 부지 매입 또는 토지교환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는 부지를 공원으로 바꿔 '미완'의 서울숲을 완성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숲은 2004년 조성 당시 61만㎡의 대규모 공원으로 계획됐지만 삼표레미콘 공장과 승마장, 정수장 부지 등이 빠지면서 당초 계획의 70% 수준인 43만㎡로 축소됐습니다.

서울시는 승마장과 유수지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서울숲 주변 시설 용지를 모두 공원화한다는 세부계획을 올 연말까지 세워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철도 차고지였던 공간을 세계적 명소로 재탄생시킨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처럼 공원·문화시설이 복합된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박원순 시장은 "공원 구상단계에서부터 시민과 함께 고민하겠다"며 "한강과 중랑천 그리고 공원이 만나는 장소의 특성,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세계적 문화명소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표레미콘 공장은 성동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업시설입니다.

레미콘공장이 문을 연 1977년만 해도 성수동 일대는 공장이 모여 있는 준공업지역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공장이 하나둘 떠났고, 지금은 한강·중랑천이 만나는 수변공원과 서울숲, 주상복합아파트 등 주거지와 이웃하게 됐습니다.

레미콘공장에서 나오는 소음과 미세먼지, 교통체증이 불편하다는 주민 민원은 갈수록 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8만 명이 넘는 주민이 부지 이전을 요구하는 서명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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