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 현금 보관해" 절도형 보이스피싱 외국인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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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노인에게 현금을 인출하도록 한 뒤 집에 들어가 돈을 훔친 말레이시아인 33살 A씨를 울산 남부경찰서가 구속했다고 9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소속된 보이스피싱 조직은 6월 29일 오전 9시쯤 울산의 한 아파트에 사는 85살 B씨에게 전화해 경찰관을 사칭하며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예금을 모두 인출해 안방 서랍장에 보관하라.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형사를 보내 지켜주겠다"고 속였습니다.

이 조직은 B씨가 현금 1천978만원을 안방에 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공원에서 만나서 돈을 어떻게 할지 의논해보자"고 다시 집 밖으로 유인했습니다.

B씨가 집을 나서는 순간 A씨는 집으로 들어가 돈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A씨의 동선을 역추적해, A씨가 서울 이태원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묵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7월 5일 이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한 경찰은 "A씨가 저녁에 말레이시아로 출국한다며 오전에 짐을 싸서 나갔다"는 업주의 말을 듣고 즉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 출국 수속을 마치고 대기하던 A씨를 검거했습니다.

A씨는 경찰에서 "200만 원은 내 몫으로 가지고, 나머지 돈은 조직이 시키는 대로 한 교회 쓰레기통에 뒀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A씨가 교회 위치를 정확히 말하지 못하는 점으로 미뤄 거짓 진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과 A씨의 여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출국을 서두르는 바람에 1시간만 늦었어도 공항에서 놓칠 뻔했다"면서 "최근에는 돈을 계좌로 송금하는 대신 현금으로 인출해 집에 두라고 유인하는 수법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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