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EO들, 투자자 등쌀에 파리목숨

신기술 부상도 자리 위태롭게 해


미국의 큰 기업 보스들이 두둑한 보수를 받지만, 투자자의 압박과 신기술의 부상 때문에 자리가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6월에만 제너럴일렉트릭(GE), 우버, 월풀, 버팔로와일드윙스, 페리고, 판도라미디어의 최고경영자가 자리에서 물러났거나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사임 전 몇 달간 투자자의 압력을 받지 않은 것은 월풀 CEO뿐이다.

임원 리크루트 회사 크리스트콜더가 WSJ의 의뢰로 분석한 결과 올해 5월까지 시가총액 400억 달러가 넘는 13개 기업이 새 CEO를 선임했다.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과 포드자동차, 캐터필러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가 넘는다.

이는 미국 CEO들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반영한다.

월스트리트와 이사회는 점점 안달을 내고, 신기술과 새로운 라이벌 때문에 기업 지형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CEO 자리는 불과 몇 년 전보다 더 힘들고 위태로워졌다.

리더십개발회사 RHR인터내셔널의 파트너 데버라 루빈은 주요 기업의 일반적인 CEO는 10년 전에는 배의 선장과 비슷했다면서 "오늘날에는 경주용 차량 운전자 같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 풍부한 자금으로,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먹잇감을 찾고 있다.

이들은 올해 보험사 AIG와 철도 운영업체 CSX, 알루미늄 부품 제조사 아르코닉의 리더를 몰아내는 데 일조했다.

크리스트콜더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CEO를 교체한 42개 S&P500 기업 가운데 3분이 1은 전임 CEO의 임기에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요구에 시달렸다.

GE의 제프 이멜트 CEO가 올여름 사임하기로 하기 전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가 주가 부진을 문제 삼았었다.

신기술은 일부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소매업체는 소비자가 온라인쇼핑으로 이동해 타격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제이크루와 메이시스는 최근 새 CEO를 임명했다.

포드의 마크 필즈가 3년을 못 채우고 CEO에서 쫓겨나는 것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부문인 웨이모 같은 테크 기업들이 전통적인 자동차 분야를 위협하는 엄연한 사례다.

필즈 재임 기간에 주가는 40% 가까이 떨어졌다.

그가 회사를 빨리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를 설득하는 데 실패하자 이사회는 재빨리 CEO 교체를 결정했다.

메드트로닉의 CEO를 지냈으며 지금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빌 조지는 필즈가 포드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자신과 이야기한 몇몇 CEO들이 "나에겐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았나?"는 질문을 스스로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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