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31살 심천우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인 47살 A씨 살해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어젯(4일)밤 10시쯤 조사를 받던 심천우가 "A 씨가 고성을 지르며 도망가려 해 손으로 목을 눌렀는데 죽었다"고 자백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살해 장소는 고성의 한 버려진 주유소였고, 살해 뒤 시신을 마대에 담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이 가족이나 골프 이야기로 심천우의 마음을 달랜 뒤 공범 진술이나 증거물을 제시하자 심천우는 조사 4시간이 지나 울먹이며 자백했다는 것입니다.
또 살해 사실을 그간 부인한 이유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너무 많은 게 부담이 돼 적당한 시기에 자백하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빚이 있고 생활비도 없어 돈을 마련할 목적으로 범행 몇 개월 전부터 돈 많은 사람을 납치해 돈을 뺏으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진술했습니다.
심천우는 캐디 경험이 있어 골프연습장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했으며 A 씨를 살해한 뒤 순간 너무 겁이 나 시신을 마대자루에 넣었다고 자백했습니다.
이밖에 "형량이 얼마나 되겠느냐", "피해자가 돈이 많은 줄 알았는데 납치한 날은 별로 없었다", "피해자에게 미안하다", "완벽하게 범행을 하려 했으나 실제로 실행하니 무서웠다" 등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심천우가 범행 전 케이블 타이와 마대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아 우발적 살인이 아니라 계획적 살인일 수 있다"며 "추가 조사에서 계획성 여부를 밝혀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심천우는 경찰에 검거된 뒤 "(주유소 건물에서) 나갔다가 오니 (A 씨가) 죽어 있었다", "시신은 버렸으나 죽이지는 않았다" 등 진술을 하며 A씨 살인을 부인해왔습니다.
다만 A 씨를 납치하고 경남 진주시 진수대교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사실은 시인했습니다.
심천우는 지난밤 조사를 받던 중 심경을 바꿔 경찰에 자백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경찰은 공개수배 6일 만인 지난 3일 오전 10시 10분쯤 중랑구 면목동 한 모텔에 숨어있던 심천우와 36살 강정임을 붙잡았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오후 8시 30분쯤 창원 시내 한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A 씨를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