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무비] 세계관이 지겹다고?…마블vs홍상수, 극과 극 브랜드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영화 '미이라',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 '리얼'이 준 실망감과 피로감을 씻겨 줄 흥미진진한 신작들이 이번 주 극장가에 출격한다. 

필람무비는 '스파이더맨:홈커밍'이다. 샘 레이미 3부작, 마크 웹 2부작에 이어 존 왓츠 감독이 새로운 시리즈의 막을 열었다. 3대 스파이더맨에는 21살의 영맨 톰 홀랜드가 발탁됐다. 판권 빗장이 풀린 스파이더맨은 히어로 연합과의 연결고리를 적극 과시하며 어벤져스의 큰 그림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스파이더맨의 멘토를 자처하고 나서 두 사람의 콤비 플레이가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또 다른 화제작은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4번째 앙상블인 '그 후'다. 불륜에 빠진 남성과 그 주변의 여성들의 관계를 그린 영화로 자기 반영적 이야기가 돋보이는 문제작이다. 지난 5월 폐막한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유럽권 특히 프랑스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오프라인 - SBS 뉴스

◆ '스파이더맨:홈커밍', 돌아온 우리의 '어린' 이웃

줄거리:

15살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어벤져스의 '시빌 워' 이후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최첨단 수트를 선물 받는다. 숙제보다는 세상을 구하고 싶어 하는 그는 수트를 착용하고 남몰래 범죄자를 잡으러 다닌다. 어느 날, 은행을 털던 범죄자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위험한 외계 물질로 제작한 무기를 든 무리와 마주하게 된다. 이들에 의해 외계 물질이 밀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피터 파커는 사상 최악의 적 '벌처'(마이클 키튼)와의 위험한 싸움을 시작한다. 

300자 평:

히어로 무비의 철학적 세계관에 피로감을 느낀 관객들에게 오락 영화가 줄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선사한다. 화려한 볼거리와 쉴 틈 없이 터지는 유머, 캐릭터의 향연이 오감을 충족시킨다. 마블과 소니 간의 판권문제가 해결돼 어벤져스에 합류하게 된 스파이더맨은 '캡틴 아메리카:시빌워'를 통해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바 있다. '홈커밍'은 오프닝에서부터 '시빌 워' 공항전투신의 막전막후를 피커 파커의 시점 샷으로 보여주며 독창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큰 힘에는 큰 책임감이 따른다"는 '스파이더맨' 철학을 깔고, 틴에이저가 히어로로 거듭나는 성장기 플롯에 충실한 서사다. 톰 홀랜드는 스파이더맨 캐릭터를 맞춤옷처럼 소화하고, 빌런으로 분한 마이클 키튼은 품격있는 악역 연기로 영화를 빛낸다. 마천루를 누비며 거미줄을 쏘아대는 '스파이더맨' 특유의 고공 활강 액션은? 두말하면 입 아프다. 여전히 끝내준다.

오프라인 - SBS 뉴스

◆ '그 후', 이토록 잔인한 자기 반영이라니

줄거리:

출판사 사장인 봉완(권해효)은 아내 창숙(조윤희)으로부터 여직원과의 불륜 관계를 추궁당한다. 아름(김민희)은 출판사에 첫 출근해 봉완과 인사를 나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창숙이 출판사에 들이닥치고 난데없이 아름의 뺨을 때린다.  

300자 평:

 이제 홍상수 영화에서 실제와 창작을 구분 짓는 것은 어려운 일이 돼버렸다. 그 경계가 모호하다 한들 어떠랴. 이 불편하면서도 흥미로운 자기 반영의 예술은 홍상수식 시간과 공간과 언어로 공고하게 구축돼있다. 봉완은 말과 행동이 다른 자기기만의 모습을 서슴없이 보여준다. 아내 앞에서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고, 내연녀에게는 사랑을 속삭인다. 모든 인물이 외롭고 상처받았다고 토로하면서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안긴다. 이 와중에 아름만이 꼿꼿이 중심을 잡고 인물들을 바로 응시한다. 흥미로운 점은 늘 대상화된 존재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던 홍상수 영화 속 여성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김민희가 있다. 

(SBS 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