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도의회선거 참패로 '궁지 몰린' 아베 개헌론·총재 3연임론

野 "무너질 시나리오였다"…與 중진 "개헌 깃발 내리게 되지 않겠나"
자민당내 '아베 장기집권'에 부정 예측 퍼져…"아베 내려와라 목소리 나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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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여당 자민당에 도쿄(東京)도의회 선거 참패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선거 이튿날인 3일 일본 정계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조기개헌론을 겨냥해 회의론이 흘러나왔다.

개헌을 강행했다가는 더 심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당 내에서조차 고개를 들고 있다.

3일 NHK 등에 따르면 제1야당 민진당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아베 총리가 도쿄도의회 선거 전에 "가을 임시국회에서 자민당 차원의 헌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했던 발언을 거론하면서 "무너질 시나리오"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나리오는 응당 무너지는 것이다. 거친 것(헌법개정)을 갑자기 밀어붙이는 방식에 국민이 의문을 갖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도 그런 의견이 현저하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아베 총리는 2020년 시행을 목표로 평화헌법 규정인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쪽으로 개헌을 실시하자고 제안하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후나다 하지메(船田元)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 대행도 도쿄도의회 선거 패배가 확실시 되던 2일 밤 아사히신문에 "자민당안(헌법개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의 반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이상으로 (연립여당인) 공명당, 야당과의 대화를 중시해 신중하게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아사히신문은 "헌법개정의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아베 총리 주변 인사의 말을 소개하면서, 선거패배로 자민당 내에 개헌 신중론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마이니치신문에 아베 총리의 당 운영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경제 최우선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헌법개정의 깃발은 내리게 되지 않겠나"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포스트 아베'의 주자 중 한명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도 2일 밤 기자회견에서 선거 결과가 개헌 논의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신뢰회복에 대한 노력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구체적인 정책이 그(신뢰회복 노력) 결과여야 한다"며 개헌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선거 패배로 '아베 1강(强)'이 흔들리면서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를 향해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며 아베 총리를 견제해온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당 본부가 (선거 패배와) 관계 없어서는 안된다. 지더라도 (당 본부의 책임을) 총괄하지 않으면 다음에도 질 것"이라며 아베 총리를 포함한 자민당 지도부에 화살을 돌렸다.

이시바 전 간사장이 이끄는 이시바파의 한 간부 역시 "모든 것은 아베 총리가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는 "선거결과에 국회의원의 언동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며 아베 총리 측근의 비행과 실언 역시 자민당 패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자민당에서 당연시되던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3연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예측이 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내년 9월 이전 자민당 당대회를 통해 당총재에 다시 올라 3년 임기를 부여받아 모두 9년간의 장기 집권을 노려왔다.

마이니치는 "아베 끌어내리기의 목소리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자민당 한 간부의 이야기를 전하며 '아베 1강' 밑에서 억제됐던 총리에 대한 비판이 겉으로 나오기 쉬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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