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들,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부정평가 일색…갈등 부각

인민일보 "갈등 감추지 못해…방위비 분담·FTA이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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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매체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한·미간 차이점과 갈등을 부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는 한·미 동맹과 정상간 공감대가 강화될수록 한국에 대한 중국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3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감대가 양국 간 갈등을 감추지 못했다며 혹평했다.

이 신문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회의했는데 한·미가 한반도 핵 문제에서는 협력을 강화했지만 군사비용 분담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문제에서는 이견이 여전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류 매체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그다지 적극적인 평가를 하지 않았고 쌍방이 각자 요구를 하고 할 말을 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인민일보는 "문 대통령은 방미 기간 경제 카드를 계속 꺼내 들었고 수십 명의 경제 사절단은 미국 측과 실무 회담을 하고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밝혔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자동차가 미국에서 대량으로 판매되는 것과 철강 덤핑을 강조했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다시 진행해 공정한 협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으나 문 대통령은 이를 숨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도 했다.

아울러 "동맹 관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주한미군(주둔과 관련)에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했으나 문 대통령은 한국이 한미 연합방위 능력과 자주방위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이런 태도는 한국이 더 많은 책임을 지겠다는 동시에 더 많은 군사비용 분담에 대한 약속을 피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문 대통령은 취임한 뒤 이전 정부의 워싱턴만 쳐다보는 방식을 벗어나 외교에서 더 많은 독립을 추구하길 희망한다"면서 "군사비용 분담과 무역 적자 축소 문제에서 한·미 양측은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영향을 받아 한·미 관계의 미래는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봉황망(鳳凰網)은 문 대통령이 이번 미국 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이나 뒤통수를 쳐 난처한 상황에 부닥쳤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방위비 분담과 한미 무역 문제는 문 대통령의 방미 의미를 많이 퇴색시켰다"면서 "한미 동맹은 이익만 교환하며 동맹의 기초가 없어 한국이 정신을 차리지 않고 미국과 함께 중국에 도발한다면 향후 비참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펑파이(澎湃)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는 것)였다면서 "한·미 양국이 북한 문제를 비롯한 기본적인 의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으나 방위비 분담, 무역 문제 등 다른 여러 현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차이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신화망(新華網)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의 기조를 정하기보다는 문 대통령의 의사를 타진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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