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관계자, 심판과 현금거래…KBO, 상벌위 열고도 비공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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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의 고위 관계자가 2013년 10월 심판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확인돼 큰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심판 A 씨는 2013년 시즌 후 KBO리그에서 퇴출당했습니다.

두산은 구단 관계자가 개인 돈을 A 씨에게 빌려준 것이지 구단 공금은 아니었다면서 "현재 정확한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지난해 선수들의 승부조작으로 홍역을 앓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심판 A 씨의 개인갈취일 뿐 승부·경기 조작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상벌위원회에서 관련 안건을 논의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아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구단 관계자와 심판 사이의 금전 거래는 엄연한 금지사항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매체인 프레시안은 두산 구단의 최고위 인사가 지난 2013년 10월 중순 심판 A 씨에 현금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오늘(2일) 보도했습니다.

급전이 필요했던 A씨가 밤늦게 두산 구단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이 관계자가 현금 300만원을 빌려줬다는 것입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보도 내용이 맞다"면서 "KBO 조사 결과 A씨가 두산 구단뿐만 아니라 여러 야구 선수 출신 선·후배, 야구 해설가 등에게도 빚과 합의금 등 급전을 이유로 개인적으로 갈취한 사실을 확인해 KBO리그에서 퇴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 총장은 "A 씨의 갈취와 승부·경기 조작 연관성을 자세하게 따졌고, 조사위원회에서 개인적인 일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경기를 조작하려고 두산 구단이 심판을 매수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정금조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지난해 언론 보도로 구단 관계자와 A 씨의 돈거래를 처음으로 알게 된 뒤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A 씨가 교통사고 합의금으로 급전이 필요하다며 두산 구단 고위 관계자에게 연락하고 이 관계자가 돈을 준 것을 확인했다"고 소개했습니다.

A 씨는 이후에도 한 차례 더 두산에 현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두산이 거절했다고 정 센터장은 덧붙였습니다.

보도로 3년 전 사건이 다시 드러나게 된 것에 부담을 느낀 A 씨는 지난해 말 정 센터장을 자청해서 만나 관련 사실을 실토했다고 합니다.

정 센터장에 따르면, A 씨는 "여러 빚이 있어 야구인 등에게 급전을 빌린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구단 관계자와의 금전 거래가 오해를 살 수 있어 직접 해명하려고 KBO 관계자를 찾았다. 승부·경기 조작과는 전혀 무관하고 개인적으로 돈을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A 씨는 현재 활동하는 KBO 심판 전 동료들이 자신 때문에 애꿎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고자 직접 해명에 나섰다고도 했습니다.

KBO는 A 씨의 말을 들은 뒤 지난해 말 각 구단 전·현직 관계자와 심판들을 모두 불러 금전 관계 여부를 조사했습니다.

또 두산 구단 관계자가 A 씨에게 돈을 건넨 시점에서의 승부조작 여부를 캐고자 철저하게 경기도 모니터링 했다고 KBO는 덧붙였습니다.

KBO는 지난 3월 28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경기 조작과 불법인터넷 도박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NC 다이노스 구단에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벌금 5천만원, 투수 진야곱의 불법인터넷 도박 사실을 인지하고도 그를 경기에 내보낸 두산 구단에 2천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하면서 A 씨와 두산 고위 관계자의 금전 거래 문제도 논의했습니다.

당시 KBO는 자체 조사로 두산 고위 관계자와 A 씨의 현금거래에 대가성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두산 관계자를 '개인 제재'하는 선에서 사건을 매듭지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야구 내부 관계자끼리 현금 거래가 엄격한 금지 사안이었음에도 이를 공표하지 않아 사실을 확인하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비판을 자초했습니다.

정 센터장은 "작년에 보도가 나온 뒤 문화체육관광부에 지속해서 관련 보고서를 제출했다"면서 "지난달 29일에도 문체부에서 3월 상벌위원회 자료를 보고 싶다고 요청이 와서 다음 주 초쯤 관련 경위보고서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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