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재판에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나란히 자리했습니다. K스포츠재단이 롯데로부터 75억 원을 더 지원받기까지 엉터리 기획서만으로 충분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류란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혐의 첫 재판 이후 38일 만에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이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나왔습니다.
그동안 미뤄졌던 롯데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심리가 시작되면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신 회장은 또다시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재판에서는 K스포츠재단 전 직원 박헌영 증인을 상대로 롯데가 75억 원을 추가로 제공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따졌습니다.
박 씨는 특히 하남 거점 체육시설 건립자금으로 75억 원을 산출한 과정이 얼마나 황당했는지 증언했습니다.
박 씨는 최 씨의 재촉에 쫓겨 공사를 맡을 외국 시공업체에 비슷한 규모의 다른 건물 건축비를 물어본 뒤 이를 원화로 환산하고 60억 원을 추산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최 씨와 상의해 예산을 넉넉히 잡아 10억 원을 더했고 부대시설 비용 5억 원을 추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엔 액수가 너무 크다던 롯데는 두 번째 만남에선 더 따지지 않고 전액을 내놓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검찰은 K재단과 관련한 최순실 씨 업무지시를 받아 적었다는 박 씨의 업무 수첩 두 권을 공개했는데, 최 씨 측 변호인은 신빙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 도중 피곤한 기색을 보이며 얼굴을 팔에 묻고 피고인석에 엎드려 재판이 예정보다 일찍 끝났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이홍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