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통해 결혼을 약속한 외국 남성이 사기꾼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중년 여성 A씨는 지난 1월 말 SNS를 통해 자신을 영국인이라고 소개한 남성 B씨를 알게 됐습니다.
SNS 채팅으로 서로의 사진을 공유하고 친분을 쌓으며 호감을 확인한 이들은 급기야 한국에서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얼마 뒤 B씨는 채팅으로 '당신에게 가방을 선물로 보냈는데 고가의 물건인 데다 안에 현금이 들어 있어 통관이 까다로우니 관세를 보태달라'며 2천500달러, 우리 돈으로 280만 원을 보내달라고 A씨에게 부탁했습니다.
기대감에 들뜬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돈을 보냈습니다.
B씨는 이어 '내 전 재산 44만 3천 달러를 선물로 포장해 한국에 보냈는데, 범죄에 이용된 돈으로 의심돼 통관이 어렵다'며 재차 관세를 A씨에게 요구했습니다.
A씨는 3월 말까지 세 차례에 걸쳐 4천만 원 가량을 B씨의 계좌에 입금했지만, 선물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A씨는 채팅으로도 B씨와 연결되지 않자 사기당했다는 걸 깨닫고 같은 달 30일 인천 남동경찰서를 찾았습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B씨가 사용한 아이피 주소의 위치가 나이지리아와 폴란드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B씨의 계좌는 태국의 한 은행에서 개설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B씨가 경찰 추적을 피하고자 제3국에서 나이지리아와 폴란드 아이피 주소를 이용해 A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태국 수사당국에 해당 계좌의 명의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A씨는 B씨와 결혼을 약속했지만, 실제 B씨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결혼에 대한 기대가 커서 이성적인 의심과 판단을 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