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축구스타, 대통령에 "여성도 경기장 입장 허용" 요청

배구 경기장엔 제한적 허용 추세


이란의 스타 축구선수이자 대표팀 주장인 마수드 쇼자이에(그리스 파니오니오스)가 14일(현지시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나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란에서 여성은 축구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다.

쇼자에이는 대통령을 만난 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늘 로하니 대통령에게 여성 축구팬도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으로 2018년 월드컵 축구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란 축구대표팀을 초청해 치하했다.

쇼자에이는 이 기회를 이용해 여성의 인권에 관심이 큰 로하니 대통령에게 '소신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이어 "여성 입장이 허용되면 아마 2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란 여성도 남성 못지않게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입장만 허용된다면 남성 관중만큼 축구장을 찾을 것이라는 뜻이다.

현재 남성 관중만 들어갈 수 있는 이란 최대 규모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의 수용 인원은 약 10만명이다.

여권 단체의 압박에도 여전히 여성의 입장이 엄격히 금지되는 축구와 달리 실내경기인 배구는 제한적이나마 이를 점차 허용하는 추세다.

9∼11일 테헤란 아자디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월드리그 배구 남자부 경기엔 여성 관중 300명이 입장해 남성과 분리된 좌석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이들 여성은 대부분 이란배구협회가 초청한 선수의 가족, 주이란 외교관 가족이었지만, 수십 장은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입장권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 경기장에 여성이 입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경기에 흥분한 남성 관중의 성적인 욕설과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여성이 가족이 아닌 남성 선수의 노출된 몸을 보면 안된다는 종교적 관습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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