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틸리케→수틀리케→경질…韓 최장수 감독의 씁쓸한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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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참사'의 여파로 결국 물러나게 된 울리 슈틸리케(63) 감독은 최장수 사령탑이었습니다.

'갓틸리케'라는 칭송을 얻으며 축구팬의 절대적 지지를 얻은 때부터 '수틀리케' '슈팅영개'라는 조롱 속에 결국 경질 통보를 받기까지 슈틸리케의 2년 9개월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습니다.

독일 출신으로 독일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그는 스위스와 독일 유스,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감독 등을 역임하다 지난 2014년 9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습니다.

취임 몇 달 만인 2015년 1월 아시안컵에서 선전을 펼치며 대표팀에 준우승을 안겼고, 그해 8월 동아시안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유럽 원정으로 치른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1-6 참패를 당하면서 여론은 빠르게 악화했고, 같은 달 체코와의 평가전 2-1 승리와 중국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3-2 승리로 발등의 불을 껐으나 최종예선 과정에서 비판 여론이 악화를 거듭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2차 예선부터 가동했던 4-2-3-1 전술과 4-1-4-1 전술을 고집하고 '소속팀에서 뛰는 선수 우선 선발'이라는 원칙을 스스로 깨는 등 악수를 거듭했습니다.

작년 10월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에서 0-1로 진 후에는 선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말을 해 비난을 자초했고 남 탓하는 '탓틸리케'라는 조롱도 들었습니다.

'창사 참사'로 명명된 지난 3월 23일 중국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0-1 패배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존의 선수 선발 원칙을 뒤집고 소속팀에서 제대로 기회를 못 잡는 유럽파 선수들을 중용했고,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역시 '프리패스'를 받은 듯 대표팀에 승선시키며, K리그 무대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은 불이익이 받는다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3월 28일 열린 시리아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에서는 1-0으로 승리를 거두고도 무기력한 플레이 탓에 비난을 받았습니다.

당시 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기술위원회를 열었지만 '대안 부재'를 이유로, 슈틸리케 감독 생명을 연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8일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유효슈팅 제로'의 빈약한 공격력을 보이더니 14일 새벽 약체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에서 2-3으로 패배하면서 경질 여론은 어느 때보다 강해졌습니다.

결국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꿈을 이룬 감독으로 기억될 뻔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두고 낙마하고 말았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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