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슈틸리케 감독 경질…이용수 위원장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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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지자 결국, 대한축구협회가 칼자루를 휘둘렀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 NFC에서 제5차 기술위원회를 열고 성적과 경기력 부진의 책임을 물어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습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과 상호합의에 따라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라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저 역시 기술위원장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차기 사령탑은 지금 상황에서 국내 지도자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감독은 앞으로 치를 최종예선 2경기를 포함해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뽑아야 한다"며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은 대행 체제가 아닌 신임 사령탑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술위원회는 오는 8월 31일 예정된 이란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이 열리기 전까지 새로운 대표팀 감독을 뽑을 예정입니다.

그는 또 "슈틸리케 감독의 남은 연봉을 포함한 모든 문제는 계약서에 따라 진행될 것이지만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라며 "차기 사령탑에게 1년이라는 시간은 월드컵 준비에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A매치를 통한 훈련밖에 할 수 없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4년 9월 24일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슈틸리케 감독은 2015년 1월 아시안컵 준우승과 그해 8월 동아시안컵 우승의 업적을 이뤘고, 2년 9개월 동안 한국 축구를 이끌며 역대 대표팀 최장수 사령탑 기록을 세웠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줄곧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휘봉을 놓게 됐습니다.

슈틸리케 이전 대표팀 최장수 감독 기록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의 2년 6개월입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총 27승 5무 7패(63득점·25실점)를 기록했고, A매치로 인정을 받지 못한 2015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전(2대 0승)과 2016년 3월 쿠웨이트와 월드컵 2차 예선 몰수승(3대 0승)을 빼면 25승 5무 7패가 됩니다.

기록만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슈틸리케 감독 경질의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드러난 대표팀의 극심한 부진 때문입니다.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4승 1무 3패(승점 13)로 이미 본선행을 확정한 이란(승점 20)에 승점 7이나 뒤진 조 2위에 올라 있습니다.

특히, 원정에서는 단 1승도 챙기지 못하고 1무 3패로 무너지며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승점 1차로 바짝 쫓겨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여기에 최종예선 기간 내내 단순한 전술과 허술한 조직력을 보여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고, 지난 14일에는 A조 최하위에 머물던 약체 카타르와 원정경기에서 3대 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습니다.

한국이 카타르에 패한 것은 33년 만입니다.

기술위는 지난 3월 중국 원정경기에서 1대 0으로 패하고 돌아온 뒤에도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논의했지만 '대안 부재'를 이유로 유임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믿었던 슈틸리케 감독이 카타르와 경기에서도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뼈아픈 패배를 당한 탓에 기술위도 '악수를 뒀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습니다.

최종예선 2경기를 남긴 한국은 오는 8월 31일 이란과 홈경기를 치르고,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으로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갖습니다.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걸린 조 2위를 놓고 우즈베키스탄과 다투는 한국은 이란과 최종예선 9차전에서 패하더라도 최종예선 마지막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을 이기면 자력으로 '러시아행'을 확정할 수 있습니다.

만약 우즈베키스탄이 9차전 중국 원정에서 패하고, 한국이 이란과 홈 경기에서 이기면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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