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 무장조직에 무기공급" 폭로 야당 의원에 25년형


터키가 시리아 무장조직에 비밀리에 무기를 공급한다는 의혹을 폭로한 야당 의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이스탄불법원은 14일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니스 베르베로을루 의원에게 국가기밀 유출죄로 25년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2015년 베르베로을루 의원은 2014년 무기를 실은 터키 정보당국의 트럭이 국경을 넘다 검문에 걸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야당 성향 일간지 줌후리예트에 유출했다.

줌후리예트 보도는 당시 소문으로 나돌던 터키의 반군·무장조직 무장지원 의혹을 뒷받침하는 세계적 특종이 됐다.

터키정부는 문제의 트럭이 시리아에 있는 터키계에 전달하는 인도주의 구호품을 싣고 있었다고 반박하면서도, 영상을 유출한 베르베로을루 의원을 국가기밀 유출죄로 기소했다.

앞서 지난해 뒨다르 국장은 '무장 테러조직 협력'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독일로 피신했다.

의혹을 폭로한 베르베로을루 의원에게는 25년형이라는 중형이 내려졌다.

지난해 터키의회에서 몸싸움 끝에 의원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개헌안이 가결된 후 쿠르드계 등 소수집단을 대변하는 '인민민주당'(HDP)이 아닌 CHP 의원으로서 실형이 선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CHP는 터키의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창당한 세속주의 성향 정당이다.

선고 후 베르베로을루 의원은 "희생양을 만들어낸 이들은 스스로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줌후리예트, CNN튀르크, 휘리예트 등 터키 유력 매체를 거친 언론인 출신이다.

CHP는 이날 선고 후 항의의 뜻으로 의사일정을 중단하고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CHP 부대표 엔긴 알타이 의원은 "우리 당 의원 투옥은 사법부가 행정부에 완전이 장악됐다는 참담한 증거"라면서 "이번 판결은 여당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을 겁주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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