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SK그룹에 대한 '뇌물 요구' 사건 심리가 오늘(15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는 오늘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재판을 열고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김영태 SK그룹 부회장을 증인으로 부릅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와 공모해 지난해 2월 최태원 SK 회장으로부터 경영 현안과 관련한 부정청탁을 받고 SK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가이드러너 지원', '해외 전지훈련' 사업 등 명목으로 89억 원을 내도록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초 K스포츠재단은 최 씨의 지시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가이드 러너' 사업과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에 필요한 예산을 SK 측에 지원 요청했습니다.
이 가운데 전지훈련 비용 50억 원은 최 씨가 독일에 세운 '비덱스포츠'로 직접 송금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SK 측은 "K스포츠재단과 비덱이 전혀 관계없는 회사인데 어떻게 직접 돈을 보내느냐"고 난색을 보이며 "대신 재단에 추가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SK와 K스포츠재단 측은 추가 지원금 규모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K스포츠재단 측이 최종 거절해 '없던 일'이 됐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사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으로부터 'K스포츠재단 관련 자료를 보낼 것이니 잘 검토해 협조해 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고, 안 전 수석의 보좌관으로부터 자료를 건네받아 이를 김영태 부회장에게 전달했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특검은 이 사장에게 청와대로부터 어떤 얘기를 들었는지 묻고, 김 부회장에게 K스포츠재단 지원 검토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물을 전망입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에도 SK그룹 고위임원을 줄줄이 증인으로 부릅니다.
내일은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 박영춘 수펙스추구협의회 CR 팀장이 나옵니다.
22일엔 박 전 대통령 독대에서 워커힐호텔 면세점 사업 지속 등 SK 현안에 대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최태원 회장이 출석합니다.
최 회장은 앞서 최 씨의 재단 강제모금 사건 재판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실제 나와 증인신문을 받지는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