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아베-고이케 도쿄 도의회선거에선 격전, 뒤에선 협력

아베 보좌관 출신 '우익 성향' 고이케, 개헌에 연대 가능성


일본 정국의 중대 분수령이 될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신당 도민우선(퍼스트)회 돌풍이 예상돼 집권 자민당과의 격전이 불가피한 가운데 고이케 지사가 향후 개헌문제와 관련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연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이케 지사는 아베 총리의 보좌관 출신으로 우익성향 인물이다.

따라서 고이케 지사가 의견이 일치하는 헌법 개정문제와 관련해선 아베 총리와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다음달 2일 도쿄도의회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아베 총리와 고이케 지사는 서로 직접비판을 삼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고이케 지사의 인기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면서, 헌법개정 문제 등에 대한 양측의 연대 가능성을 제기했다.

총리 주변에서는 아베 총리가 고이케 지사와의 협력관계를 염두에 두는 건 헌법개정 공조를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이케 지사는 작년 도쿄도지사 선거 입후보 과정에서 자민당과 등을 돌리고 개혁의 상징으로 떠올랐지만, 개헌을 찬성하는 우익 인사다.

개헌이 목적인 극우보수단체 '일본회의'에서 활동한 경력도 있다.

고이케 지사는 "위안부 강제 연행은 없었다"고 발언한 적도 있고, 지사 취임 후 전임 지사의 제2한국학교 부지 유상 대여 방침을 백지화하는 등 극우 행보를 보여왔다.

근래까지 자민당 당적을 유지했을 정도로 자민당에 애착이 깊다.

아사히신문은 "고이케 지사는 헌법개정에 전향적"이라는 총리 주변 인사의 말을 전하며, 아베 총리가 공을 들이는 헌법개정을 위해 고이케 지사와의 협력관계 구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이케 지사가 도쿄도의회 선거 이외에 국회 진출 가능성도 있어 협력의 여지를 남겨놓으려 한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의 이런 '배려'에 대해 고이케 지사도 공격 중단으로 화답하고 있어 보인다.

고이케 지사 역시 주춤했다고는 해도 여전히 5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아베 총리를 적으로 만드는데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다.

그는 아베 총리를 궁지에 몰고 있는 가케(加計)학원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문제는) 제발 국정에서 해 주세요"라고 답했다.

한 집회에서 가케학원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는 했지만 공격 타깃은 아베 총리가 아니라 허술한 문서관리를 한 정부에 있었다고 에둘러 갔다.

아베 총리와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의 같은 파벌 출신이다.

아베 총리는 고이케 지사를 총리 보좌관과 방위상에 중용하기도 했으나 고이케 지사가 2012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아닌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을 밀면서 두 사람의 사이가 나빠졌다.

127석이 걸린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도민우선회는 48명의 후보를 내 공조 관계인 공명당과 함께 과반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10~11일 도쿄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민우선회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22.6%로, 자민당(17.1%)보다 많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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