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의 '돌직구'…트럼프·푸틴 이어 메이도 '제압'

총선참패 메이에 "협상종료 전엔 EU로 돌아와도 돼"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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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러시아와의 정상외교 무대에서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스타일로 주목받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만남에서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마크롱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파리에서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이 빨리 개시되기를 바란다면서 "협상이 끝나기 전까지는 당연히 (EU의) 문을 다시 열 기회는 언제나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협상이 시작되면 되돌아가기가 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잃고 사실상 패배하면서 브렉시트의 진로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된 영국에 조속한 협상 개시를 재촉하는 동시에 영국이 입장을 바꾸면 EU 잔류도 가능하지만 늦기 전에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회유와 경고의 메시지로 읽힌다.

특히 총선 후 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과 '하드 브렉시트' 수정 요구를 받으며 궁지에 몰린 메이 총리에게는 가혹할 수 있는 직격탄이었다.

이에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 일정은 그대로 진행돼 다음 주에 시작될 것"이라고 응수했으나, 이날 회담 직전까지도 날짜를 확정 짓지 못한 상태였다.

앞서 메이 총리는 EU와 관계를 완전히 끊는 '하드 브렉시트'를 천명하고 그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총선에서 참패했다.

이에 좀 더 완화된 '소프트 브렉시트' 등으로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돌직구' 스타일은 이미 앞선 정상외교에서 선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벨기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강렬한 악수'로 트럼프 대통령과 '기 싸움'을 벌이며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

이어 같은 달 29일 프랑스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문제 등 외교적으로 껄끄럽고 민감한 사안들을 주저 없이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렸다.

또 푸틴 대통령의 면전에서 러시아 국영언론들이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자신에게 반대하는 선전 기관같이 행동했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학습이 빠르고 자신감 있으며, 골치 아픈 현안에 대해 단호한 의견을 표명하는 데 따른 예상 가능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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