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취재 안 돼…사전허락 인터뷰만" 美 상원 취재제한 논란


미국 상원 의회가 기자들의 '복도취재'를 제한하고 사전 허락된 인터뷰만 허용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상원 규칙행정위원회는 사전 허가 없이는 의원들과 언론 인터뷰를 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정했다.

미 의회에서는 복도에서도 취재 경쟁이 벌어진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의원들을 둘러싸고 카메라와 녹음기를 이용해 인터뷰하거나, 그들을 만나기 위해 대기하는 기자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방침이 실제 적용될 경우 이 같은 모습은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의원실과 회의실에서 미리 약속된 인터뷰만 가능하다.

상원 규칙행정위원장인 리처드 셸비 공화당 의원은 "언론 보도 관련 규정을 변경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규정을 잘 준수할 수 있도록 기자단과 협의하고 있다"며 "의회 내 이동 시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워싱턴 안팎에서 지나친 언론 통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의 변호사 벤 위즈너는 "백악관과 의회 역사상 전례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WP는 "정치인에 대한 적대감이 일반화된 시대에 언론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이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위터로 옮겨가 이를 비판하는 트윗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현재 상원에서 논의 중인 건강보험법을 숨기려는 의도라고 의심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언론 보도를 부당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라고 썼다.

그는 "특히 특정 당이 국회에서 주요 법안을 스리슬쩍 통과시키려 할 때는"이라고 덧붙였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번 결정에 대해 "말도 안 된다"(monstrous)라며 "부끄럽다"(shame)고 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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