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예언자 부인 온라인 모독' 이슬람 소수파 사형선고


파키스탄 법원이 페이스북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부인들을 모욕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자국 내 소수 이슬람 종파인 시아파 신자에게 사형을 선고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한 데다, 테러와 무관한 사안을 테러 전담 법원에서 심리 판결한 절차적 문제점, 이슬람 소수파에 대한 차별과 박해라는 비판 등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펀자브주 중남부 도시 바하왈푸르 대테러법원은 페이스북에 예언자 무함마드의 부인들과 다른 이슬람 지도자들을 경멸하는 글을 올려 신성모독 혐의로 지난해 기소된 시아파 남성 30살 타이무르 라자에게 최근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파키스탄 인구의 77%를 차지하는 수니파와 20%를 차지하는 시아파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부인들에 대한 견해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수사당국은 이슬람학 대학교수들의 의견을 받아 라자가 올린 글이 신성모독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자국에서 온라인에 신성모독 글을 올린 것 때문에 사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표현의 자유 등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며 비판했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파키스탄 지부는 "온라인에 신성모독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국제인권법 위반이며 위험한 선례"라면서, "법원이 온라인상의 사상, 양심, 종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지 언론 데일리타임스도 "신성모독이 소수자를 박해하거나 개인적 원한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이 때문에 파키스탄 내 진보적 목소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어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건을 대테러법원에서 재판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파키스탄은 지난 3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이슬람 모독자료'를 올린 자국민을 기소해 처벌할 수 있도록 신원을 알려달라고 이들 회사에 요청하는 등 최근 신성모독 위반에 한층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4월에는 북서부 마르단에서 한 대학생이 페이스북에 신성모독 자료를 올렸다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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