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수처리 시설 공사 중에 시공사의 잘못으로 악취 가득한 오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부랴부랴 저수지 물을 동원해서 씻어냈는데, 귀한 물이 엉뚱한 데 쓰인 걸 뒤늦게 안 농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논 주변 배수로 곳곳에 오물이 널려 있고 파리 떼가 득실거립니다.
경기도 시흥의 한 오수처리시설에서 오수가 터져 나온 건 지난 4월 22일 새벽. 오수처리 펌프를 교체하면서 투입한 대체 펌프의 용량을 초과한 겁니다.
시공사가 오물을 퍼내고 농민들도 팔을 걷어붙였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주변 농민 : (오수가) 여기서 역류 돼 가지고 중앙배수지까지 올라갔었다니까요. (냄새가) 말도 못 해서 캠핑장 온 사람들도 갔어요. 그냥.]
결국, 시공사는 오수를 씻어내기 위해 농수용 저수지 물을 방류했습니다.
본래 제가 서 있는 이곳까지 가득 차 있던 저수지의 물은 모두 빠져 이렇게 지금은 완전히 말라버렸습니다.
가뭄까지 겹쳐 현재 저수지 저수율은 30%까지 떨어졌습니다.
농민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주변 농민 : 원래 물이 지금 여기 꽉 차야 되는 건데 다 버리는 바람에 저수지에 물이 없는 거야. 대안이 없어요. 액수도 그렇고. 대안이.]
시공사는 마을 수리계에 보상금 6천만 원을 주고 물을 쓴 것뿐이라고 말합니다.
[시공사 관계자 : 저희도 뭐 이렇게까지 갈수기가 지속될 줄은 사실 몰랐 었고요.]
해당 자치단체도 농업용 저수지는 마을 수리계 소관이라며 손 쓸 방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